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 차 4일 남측을 방문한 북한 최고위 대표단이 경호원까지 대동하고 ‘김정은 전용기’를 이용하는 등 이전 북측 사절단과 달리 ‘최고 실세’로서의 위상을 과시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김양건 노동당 비서는 왼쪽 가슴에 수 명의 자체 경호원들의 수행을 받으며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건장한 체격에 감색 양복 차림을 한 경호원들은 짧은 머리에 검은색 선글라스를 끼고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경호에 나섰다.
경호원들은 이들이 티타임을 갖거나, 오찬장을 갈 때에도 내내 근거리에서 경호를 했다. 남측을 방문한 북한 대표단이 자체 경호원의 경호를 받는 모습은 지금까지 다른 북측 사절단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동안 북측의 고위급 인사가 오면 우리 측에서는 국가정보원이 경호를 했었다.
북측이 자체 경호원을 대동한 것은 반북단체들의 기습시위 등을 염려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표단의 위상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조치로도 해석된다. 군 총정치국장과 총참모장은 북한 내부에서도 평소 2명의 경호원으로부터 수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대표단이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이용했던 전용기를 타고 온 점도 관심을 끈다. 대표단이 타고 온 비행기는 꼬리 날개와 몸통 중앙 부분에 인공기 문양이 그려진 흰색 비행기로 기체 앞부분 창문 윗부분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김 제1비서는 지난 5월 이번 대표단이 타고 온 비행기와 동일한 것으로 보이는 비행기(러시아제 IL-62로 추정)를 타고 공군 지휘관들의 전투비행기술 경기대회 참관한 바 있다. 현재 ‘김정은 전용기’는 2대로 북한 최고위층도 이 전용기를 종종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중앙TV는 대표단 소식을 전하며 “대표단이 정부비행대 비행기로 인천을 향해 평양 비행장을 출발했다”고 전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北, 경호원 대동, 김정은 전용기 이용 큰 관심
입력 2014-10-04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