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표단은 이날 오전 인천 우크우드호텔에서 열린 티타임에 이어 오후에 인천시청 근처에 있는 한정식집인 ‘영빈관’에서 개최된 오찬회담에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날 오찬은 오전 9시에 갑작스레 예약이 됐으며 7만5000원짜리 한정식 식사가 준비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양건 노동당 비서는 오후 1시50분쯤 식당에 들어서며 “우리 전통음식하는 식당이구만”이라고 언급했고,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그렇습니다”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이 오찬장에 모두 들어선 뒤 김 실장은 “처음 대표단끼리 뵙게 되니깐 악수하고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말했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했다.
김 실장이 먼저 발언에 나서 “북측 대표단께서 아주 좋은 가을날씨를 몰고 오셨다”며 “아마 그 단풍이 아마 북쪽 어디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 우리 10여일 지나면 우리 남측에도 아마 동해 태백산쪽에 단풍이 시작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가을이 결실의 계절이다. 남북관계도 아마 그 수확을 거둬야 되지 않겠느냐 생각한다”며 “아주 특별한 위치에 계신 분들이 대표단으로 오셨기 때문에 남북관계도 발전이 될 수 있도록 서로 노력을 해야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비서는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쳐다보며 “제가 발언합니까”라고 물은 뒤 황 총정치국장이 고개를 끄덕이자 “우리 총정치국장 동지의 승인을 받아서 간단히 발언하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총정치국장 동지와 우리 일행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환대해주는데 대해서 감사하다”며 “이번에 저희들이 인천을 방문해 아시아경기대회 폐막식에 참가하고 또 그동안 인천과 남쪽의 여러분들이 두터운 (응원의 마음) 속에서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축하해주려고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비서는 “이번에 우리 북남 사이에 관계를 보다 돈독히 해서 이제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걸음을 걸어왔다”면서 “오늘 여러분들과의 자리를 같이 하고 따뜻한 식사를 같이 한데 대해서 기쁘게 생각한다. 다 이야기했지만 이번에 아시아경기대회는 역시 우리민족이 이룬 힘과 자랑을 온 세상에 시위했다”고 평가했다.
김 비서는 특히 “북과 남이 체육의 상징종목인 축구에서 우승했다. 이건 우리민족의 자랑이고. 우리 힘이 시위된 것이다. 이런 자랑찬 성과를 거둬서 오늘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이렇게 저렇게 보던 분이지만 처음 만났으니까 더 구면이 되길 바란다. 감사하다”고 발언했다.
이에 김 실장은 “우리나라 TV에서 세 분이 자주 나와서 얼굴이 낯설지 않다. 친숙하다”고 화답했다.
백민정 정부경 이종선 기자 minj@kmib.co.kr
김양건 "북남 사이 좋은 계기 바라는 마음에서 왔다"… 영빈관 오찬
입력 2014-10-04 1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