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고위급 대표단을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파견함으로써 경색된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까.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 등이 한국을 방문한 표면적 이유는 북한의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단을 격려하는 것이다. 이들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대신해 선수들을 격려함으로써 북한 당국은 내부적으로 상당한 정치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남쪽에 관계 개선의 의지를 보인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번 대표단은 최고위급이라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의미가 크다.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북한의 2인자로 군을 대표하고 있고,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당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는 오랫동안 대남 정책을 총괄해 왔다.
특히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은 사실상 김정은 제1비서의 특사 자격으로 온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 여부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북측 대표단이 4일 오후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번 만남을 통해 남북이 다양한 얘기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청와대를 대표해 북쪽 인사를 만나 오찬을 나누며 남북 양쪽 정상의 뜻을 교환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이번 만남에서 정상회담을 거론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만남이 별 성과 없이 끝나면 당분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실마리를 찾기 어려워 양 측은 적극전인 자세로 대화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인천아시안게임 통해 남북관계 훈풍 맞나
입력 2014-10-04 14:16 수정 2014-10-04 1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