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서 일행, 김정은 친서 가져왔나?…남북관계 중대 계기 마련될 듯

입력 2014-10-04 12:05 수정 2014-10-04 12:20

북한은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비롯해 최고위급 인사들을 4일 인천에 내려 보냈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북측 최고위급 인사들이 방남했다는 점에서 꽉 막힌 남북관계가 반전의 중대 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행사 참석이라는 명분으로 이들을 파견했다. 하지만 북한 실세들이 대거 포함됐다. 황병서는 군부의 최고 직위인 군총정치국장으로서 북한 서열 2위다.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국가체육지도위원장으로서 장성택 처형 후 황병서 이전까지 북한을 주물렀던 인물이다. 김양건 대남 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은 북한의 대남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 최고위급 대표단은 사실상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특사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김 제1비서가 당과 군부의 최고 실세들을 파견한 것은 극도로 경색된 남북관계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특단의 카드를 내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북한 최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으로 박근혜 정부 출범 후 남북 최고위급 당국자들의 만남이 성사됐다. 남측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류길재 통일부장관, 남북 고위급 접촉의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규현 국가안보실 차장이 나섰다. 따라서 북측 최고위급 인사들이 김 제1비서의 친서나 구두 메시지 등을 전할 가능성이 있다.

북측 대표단은 또 10·4선언 7주년에 맞춰 방남했다. 대외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