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는 북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는 북한 최고 실세로 손꼽힌다.
황병서는 최고사령관인 김정은 노동당 제1 비서의 뒤를 잇는 사실상의 ‘권력 2인자’다. 지난 5월 총정치국장에 오른데 이어 지난달 25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2차회의에서 북한 최고국가기구인 국방위원회의 부위원장까지 겸직하게 됐다. 그는 지난 3월 실세중의 실세인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에서 제1부부장으로 승진했고 4월 초에는 대장으로까지 진급한 사실이 확인됐다. 차수 계급까지 오른 뒤 군 총정치국장이 되는 승승장구의 길을 걸은 셈이다.
최룡해 당비서는 2012년 4월 제4차 당 대표자회에서 총정치국장,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정치국 상무위원 등 요직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 5월 황병서에게 군 총정치국장을 내준 데 이어 지난달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 부위원장직에서도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장성택 후임으로 국가체육지도위원장에 임명돼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근로단체 핵심인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등을 담당하는 근로단체 담당 당비서를 맡은 점 등을 들어 정치적 영향력은 여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는 당 정치국 후보위원, 당 중앙위원회 위원,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하며 오랫동안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해온 인물이다. 남북관계가 고비를 맞는 순간마다 특사 역할을 맡아 양측의 숨통을 틔우는 역할을 해왔다.
2007년 통일전선부장에 오른 김양건은 그해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직전인 9월 서울을 극비 방문해 정상회담 의제를 합의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남북회담 성사의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김기남 당비서와 함께 서울을 방문하며 남북 대화 의지를 우회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최근 남북관계 경색 국면이 계속되는 가운데 김 비서는 지난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맞아 개성공단에서 화환과 조전을 남측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최룡해는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자격으로, 김양건은 대남담당 비서 자격으로 남측을 방문하지만 대남정책이나 인천 아시안게임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황병서가 남측을 전격 방문하는 것은 김정은의 ‘메시지’를 직·간접적으로 전달하려는 것이냐는 관측이 나온다. 통일부는 이번 북한 방문단이 이들 3명을 포함, 총 11명으로 구성됐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명단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北 최고실세 '총출동'… 그들은 누구?
입력 2014-10-04 11:08 수정 2014-10-04 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