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어젯밤 긴급NSC 개최… 정부 황병서에 촉각

입력 2014-10-04 10:22 수정 2014-10-04 10:40
북한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4일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는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전날 밤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해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서는 일단 분단 이후 북한의 정치·군사, 대남전략 등을 장악하고 있는 고위급 인사들이 한꺼번에 방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판단하고,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특히 최 비서와 김 비서는 각각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과 위원을 맡고 있지만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체육과는 무관해 그가 남한에 오는 것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북한 전문가는 “남한이 북한과 고위급 회담을 하자고 제안한 뒤에 유엔총회 때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해 북한으로서는 남한의 의도가 뭔지 의아해했을 것”이라며 “이번 남한 방문은 북한이 남북 대화와 관련한 우리 측의 진정성을 확인하려는 의도가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우리 정부는 당초 류길재 통일부장관이 이들을 만나게 할 방침이었으나, 황 총정치국장이 사실상 대표격으로 남한에 옴에 따라 우리쪽 파트너라고 할 수 있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보내 북측 대표단을 만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우리 쪽에서 김관진 실장을 회담의 대표격으로 내보내는 것만으로도 북측에 주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최근 남북관계와 관련한 우리 측의 입장 및 인도적 지원에 방점을 둔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에 대한 설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남북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의지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