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으로 일하며 동호회에서 틈틈이 마라톤 훈련을 한 아마추어 일본 선수가 인천아시안게임 마라톤에서 아프리카 출신 프로 선수들과 결승선까지 숨 막히는 접전을 벌여 관중을 긴장시켰다.
놀라운 레이스를 펼친 주인공은 가와우치 유키(27·일본). 가와우치는 쟁쟁한 프로 선수들을 제치고 당당히 동메달을 따냈다.
가와우치는 3일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앞을 출발해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으로 들어오는 42.195㎞ 풀코스를 2시간12분42초 만에 완주했다.
가와우치는 케냐 출신의 하산 마흐부브 마흐부브(33·바레인), 마쓰무라 코헤이(28)와 거의 동시에 주경기장에 들어와 피니시 라인까지 단거리 경기를 방불케 하는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쳤다.
막판 스퍼트에서 밀려 3위를 기록했지만 1위 마흐부브(2시간12분38초)의 우승을 위협할 만큼 정상급의 기량을 보여줬다.
가와우치는 사이타마현의 국립학교 스카베 고등학교에 사무직원으로 근무 중인 공무원이다. 고교 시절 육상을 시작했지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부상까지 당해 대학에 진학해서도 정식 육상부가 아닌 동아리 활동을 통해 마라톤의 꿈을 키웠다.
그는 대학 시절인 2009년 뱃부오이타 마이니치 대회에 출전해 2시간 20분대의 기록을 내는 일반인 선수로 관심을 받았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실업팀이 아닌 공무원 취업을 택한 가와우치는 사이타마현청에서 동호회 활동을 하며 마라톤을 계속했다.
가와우치가 개인적으로 마라톤 대회에 좋은 기록을 내며 화제에 오르자 사이타마현청은 ‘가와우치 육상회’를 조직해 그를 돕기 시작했다.
그는 2011년 2월 도쿄 마라톤에서 2시간8분37초로 들어와 10분벽을 돌파했고 지난해 3월 서울 국제마라톤에서는 2시간8분14초로 기록을 더욱 줄였다.
가와우치는 “공무원으로 일하기 때문에 훈련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다”면서도 “회사 동호회 사람들과 레이스를 중심으로 훈련하며 틈틈이 산을 5∼6시간 뛰었다”며 자신의 훈련법을 소개했다.
서정학 기자 mideum@kmib.co.kr
‘일본 공무원 마라토너’ 실력은 프로…가와구치, 케냐 선수와 간발의 승부 동메달
입력 2014-10-03 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