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짜릿한 결승골을 꽂아 넣은 ‘이광종호’의 오른쪽 풀백 임창우(22·대전 시티즌). 그는 남자 축구 대표팀 20명 가운데 유일하게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에서 뛰는 선수다.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울산 현대에 몸담고 있던 그는 주전 경쟁에서 밀리자 2부 리그로 내려가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친구들은 모두 1부 리그에 있는데 2부 리그로 간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경기를 뛰고 싶었어요.” 그의 고백이다.
임창우는 각급 대표팀에 꾸준히 발탁된 유망주였다. 2011 시즌엔 K리그 클래식의 명문구단 울산에 입단했다. 그러나 4시즌 동안 6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 시즌엔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국가대표 이용(28)에게 철저히 밀렸다. 임창우는 “그때는 정말 울고 싶었다”고 말했다.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한 임창우는 군 입대를 결심했다. 병역 문제부터 해결하고 다시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신체검사를 받았다. 그때 대전에서 임대 이적 제의가 왔다. 그는 지난 1월 자존심을 접고 대전에 입단했다. 그는 “당시 경기에 뛰는 게 최우선이었기 때문에 팀을 가릴 입장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임창우의 선택은 전화위복이 됐다. 측면·중앙 수비는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인 임창우는 이번 시즌 대전에서 22경기를 뛰며 팀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대전은 임창우의 탄탄한 수비와 과감한 오버래핑을 앞세워 리그 1위(17승8무4패·승점 59)로 올라섰다.
이광종 감독은 한때 이용을 와일드카드로 발탁하기로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격수 보강이 절실해 챌린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던 임창우를 불렀다.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임창우는 경기를 마친 뒤 “울산에 있을 땐 많이 위축됐는데 대전에서 자신감을 되찾았다”며 “경기력이 많이 올라와 오늘처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A대표팀 명단이 발표될 때마다 부러운 마음이 들었는데 이제 나도 욕심을 좀 내 봐야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인천=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인천의 별’… 북한전 결승골 넣은 임창우
입력 2014-10-03 1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