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의 큰 병원에서도 고치지 못한 이 나라의 국가영웅이 인천 나은병원(병원장 하헌영)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을 확인됐다.
2일 인천 나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은 키르기스스탄 초토노브 두이쉔쿨(Chotonov Duishenkul) 대사의 요청에 따라 아크바랄리 우울리 주숲벡(Akparali Uulu Zhusupbek)씨를 앞으로 4주간 집중 치료를 하기로 했다.
이 환자는 지난 1일 오전 9시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입국장에는 키르기스스탄 초토노브 두이쉔쿨 대사와 크쉐토바예브 아지스(Kyshtobaev Aziz) 영사가 동행했다.
이 환자는 2010년 6월 10일 키르기스스탄 남부의 지방도시 오쉬(Osh)에서 키르기스스탄계 주민과 소수민족인 우즈베키스탄계 주민간 무력충돌이 발생했을 때 중상을 입었다. 당시 충돌로 50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오쉬 지역 내 건물의 70%가 불에 타 붕괴됐다.
이 환자는 키르기스스탄 비상대책기획부 공무원으로 근무 중 민족간 유혈사태에서 구조작업을 벌이다 척추총상으로 인해 발생한 심한 욕창치료와 척수신경손상, 심혈관 질환, 소화기질환으로 고통받아왔다.
나은 병원은 이 환자의 치료를 위해 김종오 응급의료센터장, 유관욱 척추통증센터장, 박재홍 심장혈관센터장, 김유방 성형외과 과장, 천원석 소화기병센터 과장으로 구성된 긴급 협진팀을 가동 중이다.
초토노브 두이쉔쿨 키르기스스탄 대사는 “키르기스스탄의 의료 수준은 아직 대한민국에 비해 부족하다”면서 “국가적 영웅이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워 나은병원에 지원을 요청한 결과 무상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하헌영 나은병원 병원장은 “중앙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 건강검진센터의 시스템 및 시설 등을 부러워하고 있다”면서 “키르기스스탄 혁명전사의 무상 치료를 계기로 중앙아시아권의 교류에 기여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키르키스스탄 국가영웅 무료 치료… “중앙아시아에 부는 의료한류 바람”
입력 2014-10-02 2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