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렁 장관 사퇴 안하면 청사 점검” 홍콩 시위 긴장감 고조

입력 2014-10-02 14:44
‘우산 혁명’이라 불리는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국경절인 1일 홍콩 시민들은 완차이, 침사추이, 몽콕 등 주요 지역의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휴일을 맞아 시민들의 참여가 늘면서 시위 지역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시위 참가자는 1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시민단체 ‘센트럴을 점령하라(Occupy Central)’는 시위 지역이 넓어지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자 정부 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 코즈웨이베이, 몽콕 3곳에 역량을 집중하도록 요구했다. 홍콩 대학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는 2일까지 렁춘잉 행정장관이 사임하지 않으면 주요 정부건물을 점거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시위대와 정부간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홍콩 정부는 시위대와 대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홍콩 일간지 명보는 2일 “정부가 렁 장관이 사퇴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전제로 학생 대표와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최루탄을 사용하며 무력진압을 시도했던 일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나오자 전략을 바꾼 것이다.

중국의 입장은 여전히 강경하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중국 정부가 렁 장관을 충분히 신뢰하며 그의 업무 역시 매우 만족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내용을 1면에 실었다. 또 시위의 원인인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이 도전할 수 없는 법률적 지위를 지닌다고 못 박았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