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핵무기 해체과정에서 나온 핵탄두를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을 막는데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구로 돌진하는 소행성을 핵무기로 파괴하는 영화 ‘아마겟돈’이 현실화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WSJ은 미 회계감사원(GAO)이 핵안전보안국(NNSA)과 관련해 지난 4월 작성한 보고서에 이런 내용이 짤막하게 담겨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내년 해체 예정인 핵탄두 부품을 “소행성으로부터 지구를 방어하는 용도로 사용할지에 대해 고위급 평가가 나올 때까지 그대로 보관한다”고 적고 있다. 하지만 미 정부 관계자들과 과학자들은 아마겟돈이 실제 상황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아직은 보고 있다. 직경 1㎞이상인 수백 개 소행성이 지구와 가까운 궤도를 돌고 있지만 적어도 100년 동안은 충돌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작은 소행성에 대한 대비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NNSA의 린들리 존슨 이사는 “직경 50m인 소행성은 적어도 10만개 이상이 지구 가까이를 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확인된 소행성은 전체의 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직경 100m 소행성이 워싱턴DC에 떨어지면 순환도로 안쪽의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소행성이 지구로 다가오면 핵으로 무장한 비행물체가 폭발해 궤도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핵폭발 이후 방사성 부스러기가 지구로 날아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남는다. 우주로 쏘아올린 거대 비행물체의 중력으로 소행성의 전진방향을 바꾸거나 비행물체가 초고속으로 소행성과 충돌해 궤도를 트는 방법 등도 거론되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월드화제] 미국 ‘아마겟돈’ 대비해 핵탄두 해체 않고 보관 검토
입력 2014-10-02 1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