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자신의 재임 기간에 발생한 1979년 이란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 인질사건과 관련해 “당시 세계 지도에서 아예 사라지도록 우리가 갖고 있는 무기로 이란을 바로 공격해 날려버릴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러나 각종 압력과 권고에도, 미국인 인질을 포함한 수많은 무고한 민간인들이 희생당할 수 있어 이란을 공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때 내가 이란을 공격해 좀 더 강하고 단호한 면모를 보여줬더라면 아마도 재선에 성공했을 수도 있다”고 회고했다.
민주당 소속이던 카터 전 대통령은 이란 인질사태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등 ‘외교실패’ 논란 속에 1980년 치러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였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되돌아보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래도 올바른 결정이었다”며 “결국 내 기도대로 모든 인질이 풀려나 안전하게 귀국했다”고 말했다. 이란 주재 미 대사관에 잡혀 있던 52명의 미국인 인질은 1981년 레이건 전 대통령 취임 직후 풀려났다.
카터 전 대통령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요즘에도 여전히 미국 사회에는 그렇게 필요하지 않은데도 군사조치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카터 전 대통령 “1979년 인질 사건 때 이란 날려버릴 수도 있었다”
입력 2014-10-02 1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