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국 1만 40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인천아시아게임에선 상식을 깨는 일들이 일어났다.
지난 28일 열린 남자 농구 필리핀과 카자흐스탄의 8강리그 H조 경기. 67-65로 앞서 있던 필리핀이 경기 종료 11초 전 자책골을 넣었다. 사연은 이렇다. 카타르가 한국에 지고 필리핀이 카자흐스탄에 이기면 H조에서 카타르, 필리핀, 카자흐스탄이 1승2패로 동률을 이룬다. 그러면 세 팀 간의 득실점 차로 4강 티켓 주인이 가려지는데, 필리핀은 이 부문에서 가장 뒤져 대승을 거둬야 했다. 이 때문에 필리핀은 동점을 만들어 연장전에 들어가 더 많은 득실점 차로 이기려 했다.
심판은 고의 자책골은 득점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국제규정을 적용해 골을 무효로 처리했다. 그러나 필리핀은 이에 굴하지 않고 카자흐스탄에 자유투를 주기 위해 반칙을 범했다. 필리핀을 괘씸하게 여긴 카자흐스탄은 자유투를 일부러 실투했다. 연장전에서 필리핀을 이긴다는 보장이 없는 데다 그대로 져도 득실점 차에서 필리핀, 카타르보다 우위에 서기 때문이었다.
지난 25일엔 일본 수영선수 도미타 나오야(25)가 동료 선수의 경기를 응원하러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 갔다가 한국 모 언론사 기자의 카메라(시가 800만원)를 훔쳤다. 도미타는 경찰에서 관련 혐의를 인정하고 “카메라를 본 순간 너무 갖고 싶어서 가져가게 됐다”고 진술했다. 인천지검 형사1부는 도미타를 절도 혐의로 벌금 1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다른 일본 선수는 성추행 물의를 일으켰다. 인천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6일 일본의 한 핸드볼 인기스타는 뷰티 관련 홍보 부스에서 병원을 홍보하러 나온 김 모(26)씨를 향해 신음 소리를 내고 윙크를 했으며 허벅지 등을 손으로 더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바디 경기가 진행 중인 송도글로벌대학 체육관에선 두 사람이 잇따라 구급차에 실려 간 것을 두고 ‘영적 존재’ 해프닝이 일어났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2시 15분쯤 카바디 경기장에서 민간 경비 용역업체 직원 A(20)씨와 B(19·여)씨가 실신했다. 신고를 받고 도착한 소방당국은 이들을 인하대병원으로 이송했다. 소방당국은 현장 도착 당시 이들의 의식은 또렷했지만 몸을 벌벌 떠는 등 겁을 먹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의 한 관계자는 29일 “A씨는 갑자기 쓰러졌고, B씨는 들고 있던 카메라 화면을 보더니 쓰러졌다고 전해 들었다”고 설명했다.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조사 결과 A씨는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졸도했고, B씨는 쓰러진 게 아니라 A씨를 보고 놀라 경기를 일으킨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김태현 기자
“농구에서 자살골?”…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이런 황당한 일들이
입력 2014-10-02 1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