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도 지켰고 멧돼지도 쫓아냈는데, 참새떼 때문에…”
수확을 앞둔 전남 완도 청산도 들녘이 참새떼의 습격으로 쑥대밭이 되고 있어 농민들의 한숨이 깊다.
2일 청산면에 따르면 요즘 참새가 새까맣게 무리지어 날아다니면서 영글어 가는 벼 논을 점령해 먹이터로 만들고 있다.
한 무리씩 전깃줄에 앉아 있다가 공습을 하듯 갑자기 내려앉아 벼알을 닥치는 대로 쪼아먹고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참새들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엔 누른 들판이 앙상하게 빈 벼 껍질만 남는다.
시름에 잠긴 한 농민은 “참새떼가 이처럼 극성을 부린 것은 처음 본다”면서 “태풍이 무사히 지나면 될 줄 알았는데 참새 복병을 만나 수확량이 확 줄 것으로 보인다”고 푸념했다.
안봉일 청산면장은 “철새도래지 가창오리 군무처럼 참새떼가 무리지어 다니면서 피땀 흘려 지은 농사를 한순간에 망치고 있다”면서 “허수아비도 세우는 등 온갖 방법도 무용지물”이라고 전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태풍도 멧돼지도 이겨냈는데… 참새떼에 농사 거덜”
입력 2014-10-02 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