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27·인천시청)가 무려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단거리(100·200m)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여호수아는 1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200m 결승에서 20초82로 결승선을 통과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 남자 단거리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1986 서울아시안게임에서 장재근이 200m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28년 만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여호수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목사인데 내가 힘들어하자 아시안게임 동안 금식하면서 기도를 해 주셨다”며 “아버지 덕택에 끝까지 뛰었다.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한국이 단거리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28년은 정말 긴 시간”이라며 “이번 메달이 한국 육상 단거리의 저변과 지원 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여호수아는 2일 남자 400m 계주 결선에서 추가 메달에 획득에 도전한다.
박칠성(32·삼성전자)은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남자 50㎞ 경보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육상이 아시안게임 남자 50㎞ 경보에서 메달을 따낸 건 처음이다. 40㎞지점까지 3위를 달리던 박칠성은 45㎞ 지점 근처에서 당시까지 2위를 기록 중이던 야마자키 유키(일본)을 제치며 역전극을 연출했다.
그에게는 항상 ‘꼴찌’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첫 메이저대회였던 2004 아테네올림픽 남자 20㎞ 경보에서 1시간32분41초로 레이스를 완주한 41명의 선수 중 가장 늦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당시 미국 스포츠 전문 주간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무더위 속에서 끝까지 완주한 아름다운 꼴찌”라고 박칠성을 소개했다.
‘꼴찌’라는 말은 박칠성에게 두고두고 한이 됐다. 이를 악물고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또 지난해 입은 발등 부상도 극복하고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박칠성은 “36㎞ 지점에서 가장 힘들었지만 쓰러지더라도 가 보자는 마음과 한 명만 더 잡자는 마음으로 정신력으로 버텼다”며 “한국 육상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부상을 이기고 재기하려 노력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인천=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28년만에 단거리서 메달 안긴 여호수아 "아버지 금식 기도 덕분"
입력 2014-10-01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