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청정지역’ 강원에 갑자기 … 교육청 비상 대책회의

입력 2014-10-02 02:20
사진= 최근 강원 지역에서 학생들이 자살하거나 자살을 시도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것과 관련, 강원도교육청이 1일 오후 도내 17개 시·군 교육장을 긴급 소집해 '학생 안전사고 예방 및 대처를 위한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잇단 학생 자살사고'…강원 학생안전에 '빨간불'

강원도교육청, 17개 시·군 교육장 긴급 대책회의



최근 강원지역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학생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도 교육청은 1일 오후 4시 도내 17개 시·군 교육장을 긴급 소집, '학생 안전사고 예방 및 대처를 위한 대책회의'를 열었다.

조성호 교육국장은 "그동안 학생 자살사고가 없어 자랑스럽게 교육선진국을 향해 가고 있었는데, 불미스러운 일이 두 번이나 터졌다"면서 "우리가 직장에 존재하는 이유는 아이들 때문인 만큼 내일이라도 당장 학생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초·중·고 교장 회의를 소집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만약 사고가 일어나면 해당 학교장이 밤잠을 자리 않고 수습에 나서 달라"면서 "아울러 즉각 사고대책본부를 수립하고 학부모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성의있는 대응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도 교육청은 이날 참석한 교육장들에게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학기별 1회 이상 자살예방 교육을 시행하고 학교장 중심으로 자살위기관리 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또 학생 체벌을 금지하고 기숙사 입사 학생에 대한 인성교육과 생활지도를 철저히 해달라고 덧붙였다.

도 교육청은 오는 6일까지는 학생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학교장 회의를 소집하고, 10일까지는 각급 학교별로 긴급회의를 소집하라고 지시했다.

도내에서는 지난달 30일 오전 6시 37분께 평창군의 한 고등학교 생활관에서 A(16·고1)군이 계단 난간에 목을 맨 채 의식을 잃은 것을 사감이 발견, 119에 신고했다. A군은 현재 의식 불명 상태다.

A군의 방에서는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아 힘들다'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앞서 지난달 12일에는 삼척의 한 중학생(15)이 '선생님이 심하게 괴롭히는 것처럼 벌주고 욕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목을 매 이튿날 숨졌다.

도 교육청은 최근 1∼2차 진상조사단을 파견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 감사단을 투입,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그러나 도내 39개 시민단체는 진상 조사가 자칫 '가재는 게 편'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에 대비해 학생 가족 등이 참여하는 특별조사팀 구성을 요구했다.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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