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개막 앞두고 현정화 선수촌장 낙마… “북한 이분희와의 상봉도 물건너가”

입력 2014-10-01 19:53
현정화 2014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선수촌장이 12일 인천 송도 미추홀타워19층에서 91년 지바세계선수권대회 당시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우승한 북한체육지도자 리분희씨와의 재회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 제공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가 현정화 선수촌장의 음주운전 사고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일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대회 선수촌장을 맡은 현정화(45·여)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은 이날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사고를 낸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불구속 입건됐다.

현 감독은 조직위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사의를 표명했고, 조직위는 후임 선수촌장을 물색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대회 개막이 불과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어서 선수촌장의 갑작스러운 교체가 선수촌의 원활한 운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대회 흥행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현 감독이 선수촌장에 위촉됐을 때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이유 중 하나는 북한의 이분희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과의 재회 가능성 때문이었다.

현 감독과 이 서기장은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으로 우승을 일궜고 당시의 감동 스토리는 영화 ‘코리아’로 제작되기도 했다.

남북 분단의 현실 앞에서 20여 년 전 눈물의 이별을 했던 현 감독과 이 서기장의 재회 가능성이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조직위 역시 장애인아시안게임에 대한 국민 관심을 끌어올릴 만한 주요한 카드를 잃게 됐다.

조직위는 “현 감독의 이번 사건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대회에 차질이 없도록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후임 선수촌장을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은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인천 문학경기장 일대에서 열린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