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에도 반성은 없었다…좌초한 홍도 바캉스호, 日서 들여온 27년짜리

입력 2014-09-30 15:09 수정 2014-09-30 16:50
지난 4월16일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 30일 전남 홍도 앞바다에서 좌초한 바캉스호는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일본서 노후선박을 수입한 것이며, 세월호보다 7년더 오래된 27년짜리였다. ⓒAFPBBNews=News1

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침몰 참사에도 반성은 없었다.

30일 오전 9시11분쯤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선착장 앞바다에서 좌초한 유람선 바캉스호도 1987년 일본에서 건조돼 27년이나 썼던 노후 선박인 것으로 파악됐다.

세월호처럼 일본에서 이미 20년 넘게 운항한 뒤 2009년 이명박 정부에서 선령을 기존 20년에서 30년으로 늘려준 규제완화 덕에 지난 3월 한국으로 수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선착장 200m 앞바다에서 좌초한 덕에 승선인원 109명이 모두 구조됐지만, 노령 선박의 무리한 운용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목포해경은 지난 4월 세월호 침몰 참사로 노후 선박의 운용에 안전 문제를 깨달은 홍도 주민들이 선령 27년인 홍도 바캉스호의 운항을 허가해 주면 안 된다는 청원서를 제출한 사실이 있다고 확인했다. 당시 주민들은 일본에서 들여오는 과정에서 선박 정원이 145명 가량 늘어난 점을 석연치 않게 생각했으며, 선박 안전도를 더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월호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포해경은 선박 안전에 문제가 없다며 운항을 허가했고, 27년된 바캉스호의 운항 면허 기간을 오는 2023년 4월까지 보장해 줬다고 뉴시스가 밝혔다. 20년된 세월호, 무리한 증축과 과적 운항으로 복원력을 상실해 304명의 생명을 바다에 수장시킨 세월호를 보고도 변한 것은 없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