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노인 등 폭력도 모자라 ‘소변테러’도… '조폭같은' 10대들

입력 2014-09-30 11:29
사진= 기사내용과는 관계없는 10대들의 폭력장면. 국민일보DB

노숙자와 노인 등을 상대로 폭력을 휘둘러 금품을 빼앗은 중학생들이 법의 심판을 받게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검사 송규종)는 30일 이같은 범행을 저지를 박모(15)·이모(15)군을 강도상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공범 안모(15)군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이 밝힌 이들의 범행은 10대 소년들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과감하고 집요했다.

중학교 3학년생인 이들은 지난 3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지하철 분당선 대모산입구역 지하 의자에서 잠을 자던 노숙자 강모(60)씨에게 “배가 고프니 돈을 달라. 주머니에서 (돈이) 나오면 알아서 해라”라며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사오라고 시켰다.

이에 일어나 편의점으로 가던 강씨가 뒤돌아보자 이들은 강씨의 얼굴과 몸통 등 온몸을 손발로 때리고 우산까지 휘둘러 갈비뼈 3개와 치아 6개가 부러지는 전치 4주의 골절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쓰러진 강씨에게 침을 뱉고 소변을 봐 반항하지 못하게 한 뒤 가방과 지갑, 선글라스 등 47만6000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았으며, 가방에서 통장을 찾아내자 강씨를 발로 밟아 비밀번호까지 알아내는 과감함도 보였다.

서울 개포동의 같은 동네에 사는 이들은 PC방과 당구장 등을 다니다 용돈이 부족해지자 힘이 약한 노숙자나 노인, 취객 등으로부터 돈을 빼앗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이들은 새벽에 아파트 단지 벤치에서 술에 취해 잠든 장모씨의 옷을 뒤져 현금과 휴대전화를 훔치는가 하면, 승용차 조수석에서 잠든 박모씨를 발견하곤 차를 뒤져 금품을 절취하는 등 지난 8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총 5차례에 걸쳐 235만여원을 훔치거나 빼앗았다.

또 공원 정자에서 쉬고 있는 김모(72)씨에게 돈을 달라고 했다가 김씨가 도망가자 따라가며 발길질 하고 김씨의 자전거 안장에 불을 붙여 태우는 등 온갖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

검찰은 이들이 경찰 수사 단계에서 출석 약속을 어기고 도망간 점 등을 감안, 현재 보호관찰 대상자인 박군 등 죄질이 나쁜 2명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