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도 아니고, 소프트볼도 아닌데….”
크리켓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야구와 닮은 듯 다른 경기 진행 때문이다. 타자가 넓고 긴 나무 배트를 휘둘러 공을 치고 반대편 기둥(위킷)까지 달려간 후 거기서 끝나지 않고 볼이 위킷으로 돌아올 때까지 계속 왕복하는 모습은 관중들의 얼을 빼놓았다.
크리켓의 경기 방식은 야구와 비슷하다. 양팀은 11명으로 구성되고, 원형 경기장의 한가운데 위치한 직사각형의 피치 위에서 투수(볼러)와 타자(배트맨)가 대치한다. 피치 양끝에는 20m 거리를 두고 위킷(기둥)이 있는데, 타자가 배트를 휘둘러 공을 치고 반대편 위킷까지 달려가면 점수를 얻는다. 볼이 위킷에 돌아오기 전까지 계속 왕복해 득점할 수 있다. 수비팀은 뜬공을 잡거나 투수가 위킷을 맞히는 방법으로 타자를 아웃시킬 수 있으며, 아웃 10개면 공수가 교대된다.
사실 우리에게 생소한 크리켓이 전세계적으로 보면 야구보다 인기가 많다. 무려 20억의 인구가 크리켓을 즐기고 있다. 종주국은 영국으로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에서 널리 사랑받고 있다. 특히 남아시아에서 인기가 많다. 인도에서는 ‘국민 스포츠’로 불리고 파키스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는 대표적인 크리켓 강대국이다. 현재 크리켓(트웬티20) 세계 랭킹 1위는 스리랑카, 2위 인도, 3위 파키스탄이다. 4년마다 열리는 크리켓 월드컵에서 인도가 2회, 파키스탄과 스리랑카가 각각 1회씩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크리켓 종목에 출전하는 한국은 파키스탄, 네팔 출신 지도자를 영입하고 네팔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선 방글라데시가 남자, 파키스탄이 여자 금메달을 각각 획득했다.
비로 인해 경기가 취소될 경우 동전던지기로 승부를 낸다. 야구와 달리 순연 경기는 없다. 세계크리켓협회(ICC)의 규정에 따라 ‘코인 토스’ 방식으로 순위를 결정짓는다. 29일 오전 9시30분으로 예정된 쿠웨이트와 몰디브의 남자 조별리그 B조 경기가 동전던지기로 승부가 났다. 경기종료 예정시각을 넘긴 오후 1시까지 비가 오자 ‘코인 토스’ 방식으로 승자를 결정했고 행운은 쿠웨이트의 편이었다.
인천=임지훈 기자 zeitgeist@kmib.co.kr
[아시안게임] 야구도 아닌 것이 소프트볼도 아닌 것이… 남아시아서 ‘인기 폭발’ 크리켓이 뭐야?
입력 2014-09-29 1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