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배우 출신 정치인 5년간 6억루피 부정축재…'인도판 이멜다' 유죄

입력 2014-09-28 16:48
YTN 방송화면 캡처

인도의 여배우 출신 정치인이 부정축재 혐의로 기소된 지 20년 가까이 논란을 일으키다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인도 카르나타카주(州) 특별법원은 27일(현지시간) 지난 1996년 부패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자야람 자얄랄리타(66) 타밀나두주(州) 주총리에 대해 18년 만에 유죄를 인정, 징역 4년과 벌금 10억 루피(170억원)를 선고했다.

연방국가인 인도에서 주정부 수장인 주총리가 재직 중 실형을 선고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얄랄리타의 조카 등 측근 세 명도 징역 4년과 함께 각각 1억 루피의 벌금이 선고됐다.

자얄랄리타는 실형 선고에 따라 타밀나두 주의회 의원 자격을 상실하고 주총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는 피선거권도 박탈돼 2024년에나 정계 복귀가 가능하다.

자얄랄리타는 처음 타밀나두 주총리에 취임한 1991년부터 5년간 6억 루피 이상의 부정한 재산을 모은 혐의로 1996년 기소됐다.

이 재판은 원래 타밀나두주 법정에서 진행됐으며 2000년 거의 결론에 다다랐다. 그러나 그가 주총리를 지낸 곳에서 재판 받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고발인들의 청원을 대법원이 받아들여 2003년 방갈로르의 특별법원에서 재판을 진행하도록 했다.

자얄랄리타는 1991년 주총리 첫 취임 때 매달 1루피의 명목상 월급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1991년 3000만 루피였던 그의 재산은 1996년 6억6500만 루피로 20배 이상 불어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당시 그의 집을 수색해 금 28㎏, 신발 750켤레, 인도 여성 전통의복인 사리 1만벌을 찾아내기도 했다.

1961년 영화계에 데뷔, 15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1980년대 정계에 입문한 그는 1991년 총리에 당선돼 계속된 부패 논란에도 현재까지 세 차례에 걸쳐 타밀나두주 주총리를 지냈다. 그는 사치스러운 생활은 필리핀의 전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부인 이멜다에 비교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재판이 열린 법원 앞과 타밀나두주 주도 첸나이 등에서는 자얄랄리타 지지자들이 '정치적 음모'라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