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조사국(CRS)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역사수정주의 행태가 한일관계를 악화시켜 미국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의회조사국은 최근 펴낸 ‘미·일관계 보고서’에서 “역사적 상처를 들쑤시는 아베 정권의 행태는 한국과 건설적 관계를 만들고 중국과 잠재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관리해나가는 일본의 역량을 저해해 동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이익에 손해를 입히고 있다”고 밝혔다.
의회조사국은 고노(河野)담화 검증과 관련해 “지난 6월 아베 내각이 담화 작성경위를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는데, 결론은 고노담화가 한국 정부와의 조율을 통해 작성됐다는 것이었다”며 “이는 고노담화가 마치 전적으로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게 아니라는 것을 암묵적으로 드러내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회조사국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고노담화를 계속 지지한다고 밝혔음에도 작성경위를 공식 조사한다는 것은 일본이 내놓은 사과의 정통성을 저해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비판가들은 이 같은 검증결과가 일본 정부가 내놓은 사과의 진정성을 훼손하고 아베 정권이 역사수정주의를 추구하는 증거가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2007년 미국 하원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작성에 관여했던 미국 싱크탱크 전문가들은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왜곡보도’를 했다며 강력히 항의하고 나섰다. 마이니치가 최근 자신들과의 인터뷰 내용과는 정반대로, 마치 아사히신문이 허위라고 인정한 요시다 세이지의 증언이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작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처럼 보도했다는 것이다.
래리 닉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과 민디 코틀러 ‘아시아 폴리시 포인트’ 소장, 마이크 모치즈키 조지워싱턴대 교수, 데니스 핼핀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연구원은 27일(현지시간) 미국의 정치 정보지인 ‘넬슨 리포트’에 공동기고한 글에서 “우리는 마이니치신문이 우리와의 인터뷰 내용을 올바르게 보도하는 후속기사를 낼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미 의회조사국, 일본 고노담화 검증 강력 비판
입력 2014-09-28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