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다음달 한글날 용산서 개관
"한글의 역사와 가치 일깨우는 전시·체험·배움의 공간으로"
국립한글박물관이 올해 한글날인 다음달 9일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경내에서 개관한다.
문영호 초대 관장은 25일 박물관 언론 공개와 현황 설명에서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국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한글의 역사와 가치를 일깨우는 전시와 체험,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면서 "한글의 문자·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과학·산업·예술 등 여러 분야와의 소통을 통해 한글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중심기관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건축 연면적 1만1천322㎡의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1층에는 도서관인 '한글누리'가 위치하며, 2층에 상설전시실, 한글 문화상품점과 찻집으로 활용하는 아름누리가 들어선다. 3층은 기획전시실과 어린이를 위한 한글놀이터, 외국인을 위한 한글배움터 공간으로 활용한다.
박물관은 세종대왕이 뿌리내린 한글이라는 씨앗이 어떻게 현대의 한글문화로 발전했는지를 살피도록 상설전시실을 꾸민다.
이를 위해 '한글이 걸어온 길'을 주제로 한글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생각하는 전시를 유물과 영상, 조형물, 스토리텔링 등의 기법으로 소개한다.
훈민정음 해례본과 용비어천가, 월인석보와 같은 한글 창제기 제1급 국보는 물론 생활 속 한글 사용을 엿보게 하는 한글 편지와 한글악보, 한글을 새긴 도자기나 소반 같은 유물도 내놓는다. 훈민정음은 간송미술관에서 대여해 한시적으로 전시한다.
정조가 원손 시절부터 재위 22년까지 외숙모로서 어머니 혜경궁홍씨의 큰오빠 홍낙인의 부인 민씨에게 보낸 한글편지 16점을 묶은 첩은 개인에게서 구입해 상설전시를 통해 소개된다.
박물관은 이 편지첩이 "정조가 즉위 이후에도 일상적 의사전달에 한글을 사용했다는 사실과 유년기부터 장년기까지 한글 서체 변화 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한글 기계화의 대표 유물인 세벌식 공병우 1호 타자기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의 국정교과서인 '바둑이와 철이'도 선보인다.
개관을 기념하는 특별전은 '세종대왕, 한글문화 시대를 열다'를 주제로 연다.
세종의 업적과 일대기, 이 시대의 한글문화, 세종 정신을 전통 유물을 토대로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정연두, 이지원, 함경아 등 현대 작가의 작품과 함께 풀어낸다.
이 기획전에는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세종어보와 한글박물관이 구입한 1659년 발행 용비어천가 순치본이 전시된다.
한글박물관은 2010년 3월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이듬해 5월16일 착공했다. 지난해 5월에는 박물관 개관위원회(회장 홍윤표)가 발족했으며, 지난 2월에는 직제를 확보했다. 개관을 위해 투입한 예산은 326억원이다.
이날 현재 자료는 1만여 점을 확보했다. 그 중 기증이 7천500점이고 구입이 2천500점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tae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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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25 2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