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이슬람학자와 이슬람교인 네티즌들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선긋기에 나섰다. “IS의 비뚤어진 신앙관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뜻을 명확히 드러낸 것이다.
미국 이슬람교계위원회의 니하드 아워드 이사는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세계 이슬람학자 120여명이 공동 서명한 공개 항의서(open letter)를 발표했다고 미국 기독교매체 릴리전뉴스서비스(RNS)가 이날 보도했다. 아워드 이사는 이 서한에서 IS가 내세우는 이념이 실제 이슬람 교리와 다르다고 반박했다. 세계 저명한 이슬람학자들이 작성한 18페이지 분량의 항의서는 “이슬람에서는 고문이 금지돼 있다” “신의 이름으로 악한 행위를 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이슬람교를 믿지 않는 사람에게 공개적으로 신앙을 부인하도록 선언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등을 지적하고 있다.
이슬람계가 IS를 규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독일의 이슬람중앙위원회는 최근 IS를 “테러리스트이자 살인마”라고 신랄히 비난했다. 이슬람교인이자 시민단체 유나이트보이스포아메리카의 아메드 베디에 대표도 “그들은 이슬람교인도, 국가도 아니다”라며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스스로를 칭하는 ‘이슬람국가(Islamic State)’를 더 이상 사용하지 말자고 촉구했다.
온라인에서는 IS와 싸잡아 비난을 받는 불합리한 현실을 풍자한 이슬람교인들의 해시태그 ‘#MuslimApologies’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고 미국 온라인매체 허핑턴포스트가 24일 보도했다. ‘이슬람교인이라서 미안하다’란 뜻을 담은 이 해시태그는 사과하지 않아도 될 일을 사과하는 모순 된 글 뒤에 따라 붙는다. 이슬람교인을 과격할 것이라는 편견을 탈피하는 등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트위터 아이디 ‘AlirezaVersi’는 “매년 소득의 5분의 1을 자선단체에 기부해서 죄송하다”며 글 말미에 ‘#MuslimApologies’를 달았다. ‘UncolonisedMind’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의 설립자가 이슬람교 여성이라 죄송하다”라고 썼고 ‘mehdirhasan’은 이슬람 발명가를 조명한 한 영국 인디펜던트 기사 주소를 올리며 “커피, 수표, 낙하산, 비누, 기타 등등 때문에 죄송하다”라고 적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세계 이슬람학자들 "IS는 이슬람 아냐"…이슬람 편견 풍자 트위터 봇물
입력 2014-09-25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