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 통보 및 치료시 환자와 가족간 이견 적잖다

입력 2014-09-25 13:10

말기 암 통보와 치료 결정을 두고, 암환자와 가족 간 의견 불일치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와 충북대학교 박종혁 교수(전 국립암센터 암정책지원과장) 연구팀은 2011년 한 해 동안 암진을 받은 환자와 그 가족 990쌍을 대상으로 말기 암에 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환자와 가족 간 의견 불일치는 가족 구성원 간 심각한 갈등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다.

암 말기가 되었을 때 환자의 상태를 알리고, 환자가 본인의 의지대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말기 의료 결정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이 결정에서 환자의 상태가 말기에 가까워질수록 가족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때로는 환자 대신 모든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이번 조사결과 환자(76.9%)와 가족(61.1%)은 말기 암 상태를 환자에게 알리는데 대체로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측의 말기 암 통보 지지율이 가족들보다 15.8% 포인트나 높은 셈이다. 환자가 말기 암 상태임을 알고자 하는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누가 알릴지에 대해선, 환자들의 경우 의사가 알림(56.1%)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다음으로는 가족의 동의 하에 의사가 알림(20.7%), 가족이 알림(14.3%) 순서였다.

반면 가족은 가족 동의 하에 의사가 알림(42.5%), 가족이 알림(28.7%), 의사가 알림(28.2%) 순으로 의사가 알리는 데는 이견이 없었지만 가족이 좀더 주도적인 역할을 하길 원했다.

말기 암 생명연장 치료에 대해서도, 치료를 원한다는 환자(20.1%)와 가족(32.2%) 간 의견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의견 불일치는 배우자가 아닌 다른 가족 구성원이 보호자 역할을 하거나, 환자와 가족 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일수록 더 높았다.

신 교수는 “환자와 가족 간 의견 불일치는 심각한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말기 암 상태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환자와 가족이 의견 갈등을 최소화 하고 충분한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의료진의 세심한 도움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암 치료 관련 국제 학술지 ‘정신종양학’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