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섭취, ‘대사증후군’ 위험 낮춘다

입력 2014-09-25 10:23
우유를 많이 마실 수록 성인병인 ‘대사증후군’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진행한 2007~2010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의 3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이라고 밝혀졌다. 흔히 ‘성인병’이라 불리는 대사증후군은 ‘허리둘레, 혈압, 중성지방, 고밀도 콜레스테롤, 공복혈당’ 총 5가지의 진단 기준에 의해 판정된다.

허리둘레의 경우 남성 90cm이상·여자 85cm 이상, 혈압은 수축기 130㎜Hg 이상 또는 이완기 85㎜Hg 이상, 중성지방은 150㎎/㎗ 이상, 고밀도 콜레스테롤은 남성 40㎎/㎗, 여성 50㎎/㎗ 미만, 공복혈당은 100㎎/㎗ 이상이다. 5가지의 지표 가운데 3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대사증후군이다.

대사증후군의 원인은 복부비만, 운동요인, 과음·과식, 스트레스, 유전적 요인 등이 있다. 특히 복부비만이 가장 큰 원인인데, 허리둘레가 줄어들면 내장 지방이 감소하여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좋아진다. 남성의 경우, 연령이 증가할수록 대사증후군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다가 70대부터 하향세를 보인다. 반면 여성 환자 비율은 30대에는 3.4%에 머무르다가 60대부터 33.4%로 급격히 증가한다. 30대 남성에게는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음주·흡연이 대사증후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여성의 경우, 폐경기 이후에 대사증후군의 발병률이 증가하는데 기초대사량 저하와 체지방의 증가로 인한 것이다.

당장 어디가 아픈 것은 아니지만 관리하지 않으면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지는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생활 습관을 개선’을 꼽는다. 생활 습관 중에서 특히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식습관’이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과도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섭취할 경우, 지방산이 혈액 속에 축적되어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 포럼에서 서울 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유당’ 섭취가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경기 안산·안성 지역 39~70세 주민 1만 38명을 대상으로 2001~2002년부터 4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유당 섭취가 많을수록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남성은 23%까지, 여성은 44%까지 낮아졌다.

우유에는 대사증후군의 기준이 되는 위험요소들을 억제하는 다양한 효능이 있다. 고혈압의 위험요인은 유전, 흡연, 성별, 노화 등이 있지만 가장 위험 요인은 나트륨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랜 기간 짠 음식을 먹어 온 사람들에게서 고혈압의 발병률이 높다. 나트륨의 흡수를 방해하는 대표적인 성분은 칼슘으로, 칼슘이 풍부한 우유를 마시면 혈압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혈액 속 안지오텐신Ⅰ전환효소의 활성은 혈압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효소의 활성을 저해하는 펩타이드 성분이 우유 단백질에 다량 함유돼 있다.

허리둘레, 중성지방, 콜레스테롤과 같은 대사증후군의 위험요소들은 ‘비만’과 관련이 깊다. 비만은 혈중 HDL 콜레스테롤의 생성을 억제하는 중성지방의 수치를 높이기 때문이다.

효율적인 비만 관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한 식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우유는 체중 관리에 없어서는 안 될 식품이다. 지난 7월 을지대 식품영양학과 이해정 교수팀은‘우유, 요구르트 등 유제품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비만위험도가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19~64세) 7173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하루 2회 이상 유제품을 섭취할 경우에 비만위험도를 37%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하루 1회 이상 유제품을 섭취할 경우 비만위험도가 21% 낮아졌고, 유제품을 이보다 적게 섭취하면 유제품과 비만과의 관계가 무의미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해정 교수팀에 따르면 유제품 섭취는 체질량지수를 낮추는 효과도 있다. 보통 BMI가 25 이상일 경우 비만으로 판단되는데, 한 달에 1회 이하로 유제품을 섭취하는 그룹(1476명)의 비만비율은 33%였고 1 ~ 3회 섭취(1226명)는 30%, 주 1 ~ 2회(1441명)는 27%, 주 3 ~ 6회(1115명)는 31%, 하루 1회(1669명)는 27%, 하루 2회 이상(246명)은 23%였다.

우유와 대사증후군 간의 관계를 연구한 강재헌 교수는 “우유는 섭취하기도 간편해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인 식품”이라며 “나이 및 체질에 따라 권장량의 우유를 꾸준히 마실 것”을 권고했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