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마약조직, 한국 노인 마약 운반책으로 이용

입력 2014-09-25 10:00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국민일보DB

국제 마약조직이 한국 노인들을 운반책으로 이용하고 있다. 돈이 궁한 노인들은 유혹에 잘 넘어오고 세관에서 노인은 잘 단속하지 않는다는 계산에서다.

지난 4월 인천공항세관은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던 60대 남성에게서 수상한 낌새를 느껴 여행용 가방을 검색했다. 여행용 가방을 열자 핸드백이 무더기로 나왔다. 속을 뜯어보니 필로폰이 담겨 있었다.

중국 상하이에서 들어오던 최모(67)씨는 9개의 핸드백에 4.5㎏ 분량, 시가 137억원어치의 필로폰을 들여오다 적발됐다.

최씨는 아프리카 마약 조직이 수억 원의 수고비를 주겠다고 유혹하자 마약을 운반해주고 일본 조직에 넘기려 했다고 진술했다.

수사결과 이 조직은 3회에 걸쳐 동일한 수법으로 중국에서 일본으로 필로폰을 들여오려다 일본 세관에 적발되자 한국을 경유해 일본으로 밀수하는 새로운 루트를 개척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일본과 프랑스에서도 60~70대 한국 노인 3명이 마약을 운반하다 붙잡혔다.

이들은 사업실패 등으로 돈의 유혹에 쉽게 빠지는 시니어세대로 아프리카 마약밀수조직에서는 이들을 운반책으로 집중포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공항세관은 “낯선 외국인이 물건 운반을 부탁하며 접근할 경우 마약일 가능성이 크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금년 8월말까지 인천공항세관에 적발된 마약류 밀수동향을 분석 결과 위와 같은 대형 필로폰 밀수사건 외 신종마약류의 밀수도 전년 동기(98건, 3,902g) 대비 3배 이상(145건, 11,787g) 급증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