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광주 겨자씨교회에서 열린 예장합동 제99회 총회에선 2개 위원회의 보고서가 기각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보고서 내용이 한국교회 연합사업을 해치고 상식선에서 벗어났다는 이유에서다.
기각된 첫 번째 보고서는 한국교회가 사용하는 성경·찬송가 대신 독자적 성경·찬송가를 사용해야 한다며 조사활동을 벌였던 ‘성경찬송가번역출판위원회’의 보고서다.
위원회는 “현재 사용 중인 개역개정판 성경 중 구약 100개, 신약 50개의 오역 사례가 있으며, 21세기 찬송 중에는 수정해야 할 것들과 삭제해야 할 것들이 다수 있다”면서 “예장합동의 독자적 성경번역 출판이 절실하며 새로운 찬송가를 보급토록 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총대들은 한국교회 연합운동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보고서를 단번에 기각시켰다.
오정호 대전 새로남교회 목사는 “위원회 위원장은 김영우 총신대 재단이사장으로 보고서를 작성한 총신대 교수들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인물”이라며 “게다가 감사부 지적대로 위원장과 서기, 회계가 호남·중부 지역 출신으로 일부지역에 편중돼 있어 적잖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성경 찬송가 때문에 또 다른 고민을 하지 않도록 위원회 보고서를 기각시키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결국 총대들은 다수의견으로 위원회 보고를 기각시켰다.
해프닝으로 끝난 두 번째 보고서는 총회 장소를 총신대 신학대학원 양지캠퍼스로 하자는 ‘총회장소선정위원회의’ 보고서다. 위원회는 “교회에서 총회를 개최할 때마다 시위가 끊이지 않으면서 해당 교회 성도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전도의 문까지 막히고 있다”면서 “양지캠퍼스에서 총회를 개최하면 외부에 불미스런 총회 모습을 노출시키지 않을 수 있고 통로가 하나이기 때문에 외부 불순세력의 침입까지도 막을 수 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총대들은 “성도들에게 불미스런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되고 신대원생들에겐 보여줘도 되냐”면서 “총회장소는 임원회에 맡겨 처리하는 게 맞다”면서 위원회 보고를 기각시켰다. 광주=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예장 합동 11신]"불미스러운 모습 신대원생들에게도 안돼" 양지캠퍼스를 총회장소로 하자는 의견 기각
입력 2014-09-23 1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