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연휴 기간 집에서 둔기에 맞아 피를 흘린 채 발견된 70대 노부부(부인 사망) 사건은 30년 동안 파킨슨병에 걸린 부인을 돌봤던 남편의 범행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낮 12시15분쯤 대구 수성구 한 주택에서 집주인 문모(72)씨가 머리에 상처를 입고 문씨의 부인(70) 역시 머리에 상처를 입고 숨져 있는 것을 아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동반자살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였던 경찰은 치료를 받고 있던 문씨로부터 지난 18일 둔기로 아내의 머리를 내리쳐 숨지게 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경찰조사 결과 문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쯤 둔기로 아내의 머리를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뒤 자신의 머리를 때려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씨는 치료를 받던 중 아들에게 부인과 함께 죽으려고 했다는 말을 했고, 경찰에도 30여년간 파킨슨병을 앓은 아내를 수발해오다가 지쳐 함께 세상을 떠나려고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동반자살 시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일단 살인 혐의를 적용해 문씨가 회복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파킨슨병은 신체 떨림, 경직, 운동장애 등이 나타나는 신경계의 만성 진행성, 퇴행성 질환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지쳤다” 30년간 파킨슨병 아내 돌본 70대 남편, 부인 살해
입력 2014-09-23 1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