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판부터 또 남북대결이었다. 여자 유도대표팀은 2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북한을 꺾었다. 5-0의 완승이었다. 전날 여자 유도 개인전에서 정경미(29·하이원)가 북한의 설경(24)을 상대로 승리한 이후 단체전에서마저 승리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유도는 개인끼리의 기량 다툼이었다. 단체전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처음 도입된 종목이다. 단체전에서의 남북 맞대결은 서로의 협동력을 시험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그 승리가 더 값지다. 단체전에서는 5체급에서 1명씩 선수가 출전해 5판 3선승제로 승부를 가린다. 출전 순서와 팀웍이 중요한 구성이다. 뛰어난 스타선수 한명만으로 이길 수 없다. 추첨을 통해 대결 순서가 정해지기 때문에 누가 가장 먼저 나서는지가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친다.
단체전은 후보 2명을 포함해 총 7명으로 선수단을 구성할 수 있다. 매 경기마다 체급이 같은 선수는 바꿔 출전할 수 있다는 점도 독특하다. 다만 경기에 앞서 명단이 제출되면, 그 명단은 확정돼 바꿀 수 없다. 기량이 우수한 선수가 선발로 나가야겠지만 부상 등 변수에 따라 선수가 바뀔 수밖에 없다. 선수 개인으로서는 기회이기도 하다. 개인전에서의 패배를 단체전에서 만회할 수 있어서다.
북한과의 단체전은 우리의 승리로 끝났다. 한국의 전략이 주효한 것이다. 첫 주자로 52㎏급의 정은정(25·충북도청)이 나섰다. 상대는 북한의 김솔미. 5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전에 돌입했지만 허리채기로 유효를 획득, 골든스코어승을 거뒀다. 이어 57㎏급의 김잔디(23·양주시청)가 출전했다. 리효선을 상대로 연장까지 갔지만 연장 2분 5초에서 허리채기 기술로 승리했다. 세번째 경기에서는 63㎏급 금메달리스트 정다운(25·양주시청)이 나섰다.
이번에도 북한의 김숙영과 승부를 내지 못해 연장전까지 갔다. 연장 4분45초까지 가는 끈질긴 대결 끝에 정다운이 유효를 획득했다. 3명 모두 승리해 승부는 났지만 친선을 다지는 의미에서 나머지 경기를 계속했다. 김성연(23·광주도시철도공사)과 이정은(26·안산시청)이 각각 김종선과 설경을 꺾고 5-0 승리를 마무리 지었다.
인천=임지훈 기자 zeitgeist@kmib.co.kr
유도 단체전 첫 도입…다시 ‘남북 대결’
입력 2014-09-23 1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