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응급실’ 닥터헬기… 가천대길병원, 운항 3주년

입력 2014-09-23 10:15
가천대길병원의 하늘을 나는 응급실, 닥터헬기. 길병원 제공
가천대길병원의 하늘을 나는 응급실, 닥터헬기. 길병원 제공
‘하늘을 나는 응급실’로 불리는 가천대길병원의 닥터헬기가 23일 운항 3주년을 맞았다. 2011년 9월23일 국내 최초로 운항을 시작해 3년 동안 총 362건(366명)을 이송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3년간 닥터헬기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 22일 현재까지 총 548건의 운항 요청을 받아 이중 392번을 출동, 모두 366명을 병원으로 긴급 이송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이날 밝혔다.

지역별로는 연평도, 대이작도, 무의도 등 서해 도서지역이 130명으로 가장 많았고 강화(교통, 주문도 포함) 지역이 98명이었다. 인천 검단 등 내륙에서 이송된 건수는 36명이고 경기 김포, 충남 당진 등 타지역에서 이송돼 온 환자도 102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질환별로는 중증외상 96명, 뇌출혈 45명, 뇌졸중 23명, 심근경색 14명, 심정지 3명 등의 순서로 많았다. 일반외상 등 기타 질환자도 185명이나 있었다.

닥터헬기는 운항개시 다음 날인 2011년 9월 24일 첫 환자를 이송한 후 지난 3년간 수많은 환자들의 목숨을 구하고,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첫 환자는 인천 서구 검단에 사는 주민으로 작업 도중 사다리에서 떨어져 충격으로 심장이 일시 멈췄다. 인근 병원에서 1차 치료를 받은 환자는 닥터헬기에 실려 길병원으로 긴급하게 이송돼 저체온 치료를 받았다.

닥터헬기 덕분에 갓난아기도 보지 못하고 돌아가실 가장도 생명을 구했다. 같은 해 12월 29일 충남 당진의 제철소에 근무하는 안모(29)씨는 작업 도중 기계에 팔이 밀려들어가는 사고를 당했다.

쇄골하동맥이 파열되고 늑골, 상완골 등이 골절됐으며 폐에도 좌상을 입은 중증외상이었다. 안씨는 곧바로 닥터헬기로 이송됐고, 빠르게 수술을 받은 덕분에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사고 당일은 안씨의 아내가 출산을 하기 위해 입원해 있던 날로, 닥터헬기가 아니었다면 자칫 아기와 아빠는 영원히 이별할 수도 있는 아찔한 사고였다.

부부가 함께 닥터헬기를 타게 된 사례도 있었다. 인천의 작은 섬 시도에 살고 있는 김모(60)씨는 2012년 5월 24일 심장에 통증이 느껴져 보건소를 통해 닥터헬기를 요청했다. 육로를 통해가려면 족히 1시간은 넘게 걸리는 상황, 김씨는 헬기로 30분도 안돼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았다.

3개월 뒤인 2013년 2월 25일 이번에는 김씨의 아내 백모(58)씨가 뇌출혈 소견을 보여 닥터헬기로 이송돼 왔다. 김씨 부부는 “우리 같은 섬사람들에게는 너무도 고맙고 든든한 존재”라며 닥터헬기를 평가했다.

실제 닥터헬기는 도입 초기 제기됐던 여러 가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도서지역 응급환자 이송에 없어선 안 될 이송 수단이다. 현재 길병원 닥터헬기는 일출~일몰까지 운영되며, 도서지역으로는 연평도까지 운항된다. 길병원은 헬기 이착륙 지점이 고속도로로 확대되면서 멀게는 서해안고속도로 행담도 휴게소까지 닥터헬기를 운항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입 초기 30개소 정도에 불과하던 응급환자 인계점은 고속도로 휴게소, 톨게이트 등이 포함되면서 130여개소로 늘었다.

가천대 길병원은 앞으로 닥터헬기를 활용해 더 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지난 7월 문을 연 국가지정 권역외상센터와 연계한 닥터헬기 운용 효율화 방안도 연구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