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검객 신아람

입력 2014-09-22 20:37 수정 2014-09-22 20:41
신아람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비운의 검객’ 신아람(28·계룡시청)이 또 다시 눈물을 흘렸다. 2012 런던올림픽 준결승전에서 ‘1초 오심’의 주인공이 돼 눈물을 흘렸던 신아람은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에페 결승서도 패해 비운을 곱씹어야 했다.

세계랭킹 14위 신아람은 22일 고양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중국의 쑨유지에(3위)를 맞아 선전했지만 연장전끝에 5대 6으로 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신아람이 금메달 획득에 실패함으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6개 개인전 전 종목 석권에 첫 제동이 걸렸다. 또 2006 도하아시안게임 개인전 동메달을 따냈던 신아람으로서는 8년 만의 아시안게임 정상 도전도 실패로 돌아갔다.

준결에서 팀 후배 최인정(24)을 15대 10으로 꺾고 결승에 오른 신아람에게 상대는 너무 컸고 벅찼다. 전신을 찌를 수 있는 에페 종목에서 큰 키와 긴 리치는 결정적인 무기였다. 자신보다 신장이 무려 18㎝나 큰 쑨유지에(185㎝)를 맞아 신아람은 앉으면서 상대를 공격하는 변칙 공격으로 맞섰지만 긴 리치를 앞세운 상대에게 마지막 한 고비를 넘지 못했다. 신아람은 4-5로 뒤지던 3라운드 13초전 극적인 동점을 이뤘지만 연장전에서 먼저 1점을 내줬다.

결승전을 앞두고 “쑨유지에와 수차례 겨뤘지만 별로 이긴 기억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던 신아람은 지난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도 쑨유지에에 패해 4위에 그친 악연이 있다.

당시 독일의 브리타 하이데만와의 준결승에서 신아람은 종료 1초를 남기고 5-5 동점 상황을 맞았으나 1초에서 멈춘 시간은 흐르지 않았고 4번째 공격을 허용하며 경기에 패했다. 신아람은 당시 피스트(펜싱 경기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려 국민들로부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선수 대기실이 아닌 피스트에서 시간을 허비한 신아람은 이어 열린 쑨유지에와의 3·4위전서도 패하며 동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고양=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