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조경태 “우리당 빨리 해체하는 작업 들어가야”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 체제 출범 하루만인 22일 당내에선 ‘6인 지도부 선임’을 무효화해야 한다는 공식 성명이 나왔다.

새정치연합 조경태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문희상 비대위원장을 제외한 비대위원 전원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특정계파의 패권화된 세력에 의해 당 의사결정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새정치연합이 세월호와 함께 침몰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비대위 구성에 대해 ‘각 계파의 수장들로 구성된 원로회의’에 가깝다고 평가절하했다.

조 의원은 특히 문재인 정세균 박지원 의원 등 차기 당권주자들이 비대위원으로 선임된 것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선수가 심판의 완장을 차고 자기 멋대로 전당대회 룰을 정하게 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아울러 계파 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돼 당의 분란만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두 차례에 걸쳐 문희상 비대위 구성의 전면 무효화를 주장하는 동시에 차기 전당대회를 공정하고 깨끗하게 준비할 수 있는 개혁·혁신 비대위 구성을 촉구했다.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 의원은 현재 당 상황에 대해 “친노(친노무현) 강경세력에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새정치연합이)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당대회를 치러야 할 분들이 심판까지 한다는 것은 참으로 후안무치한 일”이라며 “위원장을 빼고는 (비대위원을) 다 바꿔야한다”고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앞서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당을 해체하는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제가 선두에 나서서 주장하면 그런 주장이 봇물 터지듯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내 본인 의견에 공감하는 ‘침묵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음을 시사했다. 실제 486(4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진영의 한 인사는 “현재로서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향후 전대 준비과정들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당 지도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양새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국민일보 기자와의 만난 자리에서 “(조 의원 발언이) 하루 이틀 일이냐”라며 “비대위가 자리를 잡아가면 그런 목소리도 자연스레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