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후퇴 김한길·안철수…'권토중래' 언제쯤>(종합)
"전직 대표로서 책임"…비대위원 참여 고사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문희상 비상체제'가 출범함에 따라 재·보선 패배를 책임지고 지난 7월 말 물러난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언제 활동을 재개할지 주목된다.
두 전 공동대표는 사퇴 이후 한 달 넘게 '자숙 모드'를 이어가고 있지만 다시 본격 활동에 나설 경우 당내 여론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권력지형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김·안 전 대표가 21일 구성이 완료된 '문희상 비대위' 참여 제안을 나란히 고사하면서 재개 시점은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대위 인선결과를 두고 이들과 가까운 중도 성향의 신주류 쪽에서 계파간 '불균형 논란'을 제기하는 분위기도 심상치 않아 계파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경우 이들의 '복귀'가 앞당겨지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까지 이들 두 전직 대표에게 비대위에 참여해달라고 '삼고초려' 했지만 두 사람 다 거절했다. 직전 대표로서 현 당 위기상황에 대한 원인 제공자로서 당장 전면에 나서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이유였다고 한다.
김·안 전 대표는 이와 관련, 서로 전화통화를 하며 의견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과 가까운 한 의원은 "비대위 출범의 원인제공자로서 지금 비대위원을 맡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했고, 안 전 대표측도 "전직 대표로서 책임이 있는데 섣불리 나서서 이러쿵 저러쿵 할 상황이 아니다. 침묵의 시간이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물밑에선 재기를 위한 두 사람의 정지작업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8일 당 비상대책위원장 추천을 위한 원로중진 연석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일 국회 본회의 참석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나타난 것이다.
김 전 대표는 당분간 좀 더 추이를 지켜보고 본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안 전 대표는 김 전 대표보다 '당무'에 더 거리를 두며 '침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8일 원로중진 연석회의에 이어 문 위원장을 선출하는 19일 국회의원·광역단체장·시도당위원장 합동회의에 연거푸 불참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7·30 재·보선 당선자들과 오찬했으나 회의에는 빠졌다.
안 전 대표 측은 자숙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기성 정치권과 거리두기를 통한 차별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새 정치'를 기치로 2년전 정치판에 뛰어들었으나 그동안 새로운 정치의 리더로서 잠재력과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자 다시 '안철수다움'을 찾겠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안 전 대표에게선 권토중래를 위한 몇 가지 신호가 잡히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최근 다양한 계층·영역의 사람들과 만남을 재개하는 한편 특보단도 별도로 구성했으며, 안 전 대표의 싱크탱크격인 '정책 네트워크 내일'의 재정비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박경준 기자 =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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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이름 김한길 안철수…문희상 비대위마저 고사 속사정은
입력 2014-09-22 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