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태풍 '풍웡' 북상…한반도에도 영향이?

입력 2014-09-20 00:30
자료=기상청 제공

필리핀 마닐라 태풍에 곳곳 침수…5만명 대피

제16호 태풍 '풍웡(Fung wong)'이 19일 필리핀 북부에 상륙, 수도 마닐라 곳곳이 물에 잠기면서 도시기능이 상당 부분 '마비'되고 최소 5만명이 대피하는 등 적잖은 혼란이 이어졌다.

필리핀 기상당국은 태풍 풍웡이 이날 낮(현지시간) 루손섬 동북단 지역을 상륙했다며 당시 순간 최대 풍속은 시속 100㎞로 관측됐다고 밝혔다.

이날 태풍으로 수도 마닐라에 호우가 내리면서 마리키나 강의 수위가 1층 건물 높이까지 불어나는 등 곳곳에 침수사태가 발생했다.

당국은 폭우로 일부지역의 수위가 1.5m 이상 불어난 상황에서 주변지역 댐이 방류에 나서면서 상황이 한층 악화했다고 밝혔다.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자 당국은 고무보트 등 소형 선박을 이용해 건물 지붕으로 대피한 주민들을 구조하는 등 본격적인 구조활동을 펼쳤다.

이날 폭우로 마닐라 동부 외곽도시 마리키나에서 최소한 2만7000여명의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으며 인근의 카인타 지역에서도 7000명이 안전지대로 이동했다.

특히 카인타 지역에서는 수위가 급속히 불어나면서 구조대마저 고립되기도 했다.

코라손 솔리만 필리핀 사회복지장관은 이날 폭우로 인해 마닐라 안팎에서 최소한 5만명의 시민들이 긴급 대피했다고 밝혔다.

마닐라 북부에서는 어린이 1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방재당국은 이날 마닐라 북부의 한 빈민촌에서 어린이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날 폭우로 마닐라 일대의 각급 학교와 관공서가 문을 닫고 증시가 폐장되는 등 도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또 마닐라를 오가는 국내선 항공편 약 40편이 운항 취소되고 이곳으로 향하던 국제선 항공편 약 20편도 다른 지역에 착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기상당국은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수도 마닐라 일대와 동부 리살, 불라칸, 라구나 등 루손섬 4개 지역에 폭우 '적색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루손섬 일대에는 지난 14일 태풍 '갈매기'가 상륙, 78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수많은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필리핀에는 매년 평균 20차례의 태풍이 엄습해 인명피해와 농경지 침수 등 물적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초대형 태풍 '하이옌' 탓에 8000명 가까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400여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권용 특파원 kky@yna.co.kr<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