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7년간 척추수술환자 80% 증가, 불필요한 수술 많았다."

입력 2014-09-19 22:29
최근 척추수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수술이 환자에게 제공하는 혜택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지적돼 불필요한 수술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대한통증학회(회장 신근만·강동성심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주요 수술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최근 7년간 척추수술 인원 및 수술 건수가 각각 84%, 8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척추수술이 연평균 12%의 증가율을 보인 셈이다.

반면 2009년부터 2013년 6월말까지 건강보험진료비를 청구한 척추수술 98만 건 중 과잉진료 등의 이유로 삭감 등 조정된 건수는 총 12만9000건에 달했다. 조정률이 13.2%에 이른 것이다. 이는 척추수술 10건 중 적어도 한 건은 과잉수술이 의심된다는 뜻이다.

청구액 삭감 건강보험진료비 조정건수는 특히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에서 많았다. 같은 기간 중 척추전문병원들의 척추수술비 조정률은 18.7%로 대학병원을 포함한 전 병원의 척추수술 조정률보다 5,5% 포인트나 높았기 때문이다.

한편 학회가 7~8월 두 달간 수도권의 12개 대학병원의 마취통증의학과를 방문한 통증 환자 13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별이나 연령에 관계없이 요통 환자가 전체의 약 58%를 차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약 20%는 과거 척추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었는데, 10명 중 7.6명은 허리디스크 또는 척추관협착증으로 수술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척추수술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통증(약 57%)이었다. 그러나 팔이나 다리에 마비증세가 나타나는 등 실제 수술 적응증에 해당돼 수술을 받은 경우는 약 1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통증학회 심재항 홍보이사(한양대구리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통증이 있다고 해서 다 수술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면서 이번 조사결과 척추수술의 효과 역시 썩 만족스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허리가 아프다고 무작정 수술부터 고려하는 식의 대처는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