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장로 칼럼-종교인과 신앙인 (91)] 화려한 미사엔 두 명의 백발 노인만

입력 2014-09-18 15:49

기독교 신앙의 진원지인 유럽의 화려한 성당들은 웅장했다. 체코의 프라하는 온 도시가 성당들의 위용으로 가득 차 있었다. 곳곳의 대형 성당들은 옛 신앙의 열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헝가리도 마찬가지로 성당의 규모가 정말 컸다. 성 스테판 성당에서 미사가 있다고 해서 일부러 방문했다. 얼마나 많은 교인들이 참석하는지 보고 싶었다. 그런데 시작하고 보니 백발의 신도 두 명만 참석한 쓸쓸한 미사였다. 단 두 명뿐이었지만 그래도 하나님은 기쁘게 받으실 것이라 생각해 보았다.

유럽의 교회와 성당은 모양은 크나 이미 교인은 떠난 빈 둥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인간의 자유와 이성이 지배하는 인본주의적 신학이 휩쓸고 간 이곳에 믿음은 흔적만 남기고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엔 부처의 모습이 새로이 등장했고, 검은 옷을 입은 이슬람 사람들의 눈동자만 빛나고 있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독일의 세계적인 호텔 벽이 온통 부처들의 그림으로 깔려 있으니 이게 웬 일인지 모르겠다. 슬픈 마음을 가눌 수 없었다.

우리나라의 형편은 어떤지 생각해 보았다. 매우 보수적인 신앙이 지배하던 시기의 미국 교회 선교사들이 신본주의 신학을 이 땅에 전했고, 우리는 그때 그 신앙을 받아들여 뜨거운 신앙심으로 한국 교회 성장의 발판을 만들었다. 세월이 지나 미국의 신학이 자유 신학으로 변하고 신학교들도 인본주의 학자들의 무대가 되자, 변한 신학이 다시 한국에 들어왔다. 에큐메니칼 운동이 시작되고 장로교는 보수와 자유로 나뉘고 신학교도 마찬가지로 나뉘게 되었다.

그러나 초창기 목사님들은 보수 신학을 이미 배우신 분들이었고 연합체만 자유 신학 쪽으로 갔었기에, 우리 신도들은 계속해서 신본주의 신앙에 변화 없이 곱게 성장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새로이 자유 신학을 배운 젊은 2세대 목사님들이 강단에 서게 되고, 1세대 목사님들은 은퇴를 하게 되니 신앙의 마찰을 일으키고 있는 교회가 많다.

자유 신학은 인간의 이성으로 이해되는 것만 믿는, 사람 중심의 신학이다. 그러나 이 신학은 이미 유럽에서 그 실체가 입증된 신학으로, 사신 신학이라고도 칭한다. 그 신학이 우리 땅에도 위력을 떨친다. 보수 신학이라고 자부하는 신학교에서조차 일부 교수님의 인본주의 신학이 신학생들에게 점차 존경을 받는다. 신학이 혼합되어 간다.

이 땅에 정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신학과 열정을 가진 목회자가 나와서 한국 교회의 등불이 될 뿐 아니라 저물어 가는 기독 세계에 새로운 성령 운동을 일으키길 바란다. 영국의 웨슬리 목사님이나 칼빈과 같은 분이 이 땅에서 탄생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