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노인들에 대한 정책은 뒤로 가고 있는 듯하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목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 따르면 2015년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보건복지부가 2015년 '경로당 냉난방비 지원 사업' 예산으로 신청한 603억원 전액을 기획재정부가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은 노인들의 경로당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겨울철 난방비 및 불볕더위 기간 냉방비 등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정부는 이 사업이 지방 이양 사업이라는 이유로 매년 예산 편성을 거부해 왔다.
하지만 국회는 경로당 노인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고자 그동안 매년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이 사업 예산을 2011년 218억원, 2012년 270억원, 2013년 293억원, 2014년 292억9100만원 등으로 거의 해마다 꾸준히 증액하며 추가 배정해 왔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국회가 2012년부터 노인복지법을 개정해 경로당에 냉난방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는데도, 기재부가 이런 개정 법률의 취지를 무시하면서 어르신의 건강과 직결된 냉난방비 예산을 삭감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현 정부 들어 기초연금, 무상보육 등으로 재정부담이 더욱 커지는 지방자치단체에 냉난방 책임까지 전가하는 것은 또 다른 재정부담을 지자체에 지우는 처사로 국가로서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노인자살률(인구 10만명당 29.1%)과 노인 빈곤율(45.1%)이 1위로 압도적으로 높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뒷걸음질치는 노인 예산, 내년 경로당 냉난방비 603억 전액 삭감
입력 2014-09-18 1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