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 개막하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은 아시아 대륙에 속한 45개 국가의 선수들이 36개 종목에 걸쳐 승부를 겨룹니다. AFP 통신은 아시안게임 개막을 준비하는 인천 현장을 스케치해 전 세계에 송고했습니다.
통신은 아시안게임 참여국 45개 국가 가운데, 단연 북한을 첫 번째 취재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뭐 당연한 일입니다. 남한에 원래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사람들이고, 세계적으로도 지독한 은둔 국가니까요. 또 전 세계 유일, 전쟁을 잠시 중단한 분단 국가의 상태에서 비롯된 살풍경이 세계인의 시선을 잡아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첫 번째 AFP 사진은 인천 아시안게임 선수촌에 내걸린 북조선 인민공화국 국기를 17일 촬영한 사진입니다. 주상복합건물처럼 빽빽하게 늘어선 선수촌 한 가운데, 북한 선수단 숙소에는 3개 층에 가닿는 기다란 국기가 걸려 있습니다. AFP는 캡션에서 “남한 당국은 북한 국기를 아시안게임 경기장에 가져오는 것을 금지하고, 혹시 북한 국기를 흔들면 곧바로 체포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국기 흔드는 게 정부와 조직위에선 큰 문제인가 봅니다. 말로는 아시아인의 화합과 평화를 위한 축제라고 하는데 말이죠.
두 번째 사진 역시 북한 팀의 연습 장면입니다. 그런데 놀랐습니다. 북한에도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팀이 있습니다. 여성의 각선미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다는 가장 미국적인 스포츠. 북한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팀은 17일 인천 문학 공원의 태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심히 물보라를 일으키며 실전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AFP가 추석 연휴가 끝난 11일부터 최근까지 한국에서 세계로 송고한 35장의 사진 가운데, 북한 선수단과 관련된 사진만 14장입니다. 30%가 조금 넘는 점유율입니다. 이걸 보고 한국에만 있는 이상한 사람들이 객관적 뉴스 밸류를 쫓는 외신마저 ‘종북’이라고 몰 까봐 걱정이 됩니다.
마지막 사진은 개막식을 준비하는 우리 여성 공연자들이 무대 뒤에서 화장을 하며 리허설을 대비하는 모습입니다. 기왕에 큰 돈을 들여 개최하는 아시안게임, 인생에 도움 되지 않는 이념 대결로 찬물 끼얹지 말고 제대로 즐겨 봤으면 합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외신이 본 한국] 2014 인천아시안게임과 북한
입력 2014-09-18 10:34 수정 2014-09-18 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