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 SC은행사칭 50억대 보이스피싱 일당 17명 검거

입력 2014-09-18 10:43
NH농협은행과 SC은행 등을 사칭한 50억원대 보이스피싱(대출사기) 일당 17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영도경찰서(서장 김해주) 수사과 지능범죄수사팀은 NH농협은행과 SC은행을 사칭해 저리의 대출을 알선해주는 수법 등으로 150명으로부터 50여억원을 편취한 보이스피싱 주범 김모(40)씨 등 17명을 검거해 6명을 구속하고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해 12월 유령법인을 만든 뒤 사장, 총책, 콜센터 직원, 대포통장 모집책 등으로 업무를 나눠 최근까지 전국을 무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 영도구 박모(40·여)씨의 경우 제2금융권에서 빌린 대출금 800만원에 대한 이자가 높아 다른 대출을 알아보던 중 ‘NH농협은행 마이너스대출’이라는 대출광고지를 보고 전화를 걸어 ‘NH농협은행 서초지점 강은주 팀장’을 사칭한 범인들과 통화 도중 “제2금융권 대출금을 갚아야 연 4%대의 정부지원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속아 800만원을 대출받아 송금해주었다 피해를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대출사기 주범 김씨는 대부중개 영업업무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이스피싱 조직을 만든 뒤 대포통장 공급책 최모(32)씨에게 대포통장 1개당 110만원에 공급받았고, 대출사기 콜센터 여직원에게는 수익금의 25%, 인출팀에게는 15%를 주기로 하고 부산 남구, 동래구, 금정구 일대 오피스텔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또 김씨는 휴대전화 대출광고 문자메세지로 피해자를 확보하기 어렵게 되자 ‘NH농협은행 마이너스대출’ ‘SC은행 직장인대출’이란 대출광고 전단지를 인터넷 웹 팩스를 이용 무작위 발송해 이를 보고 연락해온 피해자의 전화번호를 통신업체에서 운영하는 인바운드서비스로 회신받아 피해자를 확보하는 수법을 썼다.

대출사기 콜센터 여직원 김모(30·여)씨 등은 부산 남구, 동래구, 금정구 일대 오피스텔을 1개월 단위로 콜센타 사무실을 옮겨 다니며 콜센터 여직원의 개인 인터넷 컴퓨터에 통신업체의 인바운드시스템에서 알려준 피해자 전화번호로 ‘NH농협 서초지점 강은주 팀장’ ‘SC은행 김은정 팀장’ 등을 사칭하며 전화를 걸어 기존 대출이 없고 신용이 좋은 피해자에게는 “신용보증기금에 대출금의 10%를 예치하면 바로 대출이 가능하다”며 피해금을 편취했고, 기존 제2금융권 등에서 대출금이 있는 피해자에게는 “신용이 좋지 않아 신용대출은 어렵고 정부에서 지원하는 서민금융상품이 있는데 기존 대출금을 모두 갚아야 대출이 가능하다”며 사금융에서 대출을 받게 한 뒤 이 대출금을 편취했다.

부산에서 활동한 대포통장 공급 총책 최씨는 대전에서 활동하는 대포통장 개설책을 끌어들여 부산에 오게 한 뒤 유령회사 법인서류를 대전 조직에게 준 뒤 위임장을 작성해 부산지역 은행을 돌아다니며 법인명의 대포통장을 개통하게 해 계좌 1개당 20만~30만원을 지급했다. 총책 최씨는 대포통장을 확보하고 있다가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사용 가능한 대포통장 계좌번호를 불러주어 대출사기 피해금이 입금되면 이를 인출팀에게 지시해 피해금 인출하게 한 뒤 이를 대출 콜센타를 운영하는 총책 과 대포통장 구입비 및 인출 수수료 15%를 제하고 범죄 수익금을 나누어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김해주 서장은 “보이스피싱은 신용불량자 등 금융권의 도움을 받지 못해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을 상대로 추적이 안되는 대포폰 등을 사용해 돈을 편취하는 방법을 사용, 단기간에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될 가능성이 많은 범죄”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