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다큐영화제 개막… 24일까지 일산 킨텍스 일원서

입력 2014-09-17 22:39
“다큐멘터리라고 하지만 지루하지 않게 잘 만들었습니다. 끝까지 잘 봐주시길 바랍니다.”

‘아시아 다큐의 빛’을 다룬 제6회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17일 경기도 고양시 마두동 아람누리에서 개막작인 이일하 감독의 ‘울보 권투부’를 상영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영화제는 오는 24일까지 열린다. 올해 처음으로 파주 지역 민통선 일대를 벗어나 고양시 메가박스 킨텍스 일원에서 진행된다.

울보 권투부는 일본 오사카 예술대학 대학원에서 다큐멘터리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한 이일하 감독의 작품이다.

일본 도쿄 조선중고급학교 권투부에서 생활하는 10대들의 성장기를 다뤘다.

스포츠에서 드러나는 열정과 우정을 넘어, 졸업 후 일본사회로 나가야 하는 학생들의 성장기를 정통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아냈다.

‘도꾜조교’(도쿄 조선중고급학교의 준말)라는 한글이 새겨진 트레이닝복을 입은 아이들이 날리는 주먹은 일본사회의 차별과 혐한시위를 향하는 듯하다.

개막식에 참석한 이 감독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제작을 지원해 울보 권투부를 완성할 수 있었다”며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으니 끝까지 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막식에서는 가수 강산에가 축하공연으로 실향민의 아픔을 담은 ‘라구요’를 열창해 영화제의 의미를 더했다.

이 영화제에는 30개국에서 출품된 111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이 가운데 해외작품은 78편, 국내작품은 33편이다.

특히 올해는 영화제에서 제작을 지원한 9편이 첫 공개된다. 개막작 ‘울보 권투부’를 포함해 김경묵 감독의 ‘유예기간’, 라브 디아즈 감독의 ‘폭풍의 아이들, 1권’, 김수목 감독의 ‘니가 필요해’ 등이다.

영화제 관계자는 “그동안 DMZ의 상징성을 감안해 도라산역과 출판단지 등 파주 민통선 인근에서 개최했지만 올해는 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의 접근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