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성시화운동본부 창립 15주년 기념공연 뮤지컬·오페라 동시 공연

입력 2014-09-17 17:26

지난 16일 오후 6시40분 대구동신교회 비전관 1층 ‘기쁨홀’에서는 오는 25일 대구성시화운동본부 창립 15주년 기념공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가족 뮤지컬 ‘꽃을 드려요’ 연습(사진)이 한창이었다. 뮤지컬에 출연하는 전문 성악가들을 비롯해 지휘자, 안무가, 합창단원 등 4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실제 공연과 똑같이 연습에 임했다.

특히 ‘조선주 어린이성악교실’ 학생 20여명과 장애인 합창단인 ‘라온 휠 합창단’ 단원 5명은 작품의 안무를 맡은 류현주(36·여·대구동신교회) 야사르무용학원 원장의 지도에 따라 무대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춤과 노래를 맞춰보고 있었다.

같은 동작을 마음에 들 때가지 반복하는 이들의 얼굴에는 금세 땀방울이 맺혔다. 이날 연습은 오후 9시쯤 되서야 끝이 났다. 이들은 지난 7월부터 주말을 제외한 평일 저녁 시간 대부분을 연습에 사용했다.

대구성시화운동본부와 문화선교진흥단 징검다리, 오페라21세기가 뮤지컬과 오페라로 대구를 거룩하게 만들기 위해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을 이처럼 연습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바로 신앙이었다.

◇“기독교 예술·문화로 대구를 거룩하게 만들자”=대구성시화운동본부는 창립 15주년을 맞아 어떤 사업을 펼칠지 고민하다 뮤지컬과 오페라를 선택했다고 17일 밝혔다. 기독교 예술과 문화를 통해 신앙적으로 삭막한 대구를 거룩한 도시로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대구성시화운동본부는 오페라21세기의 ‘두개의 시선(오페라)’과 징검다리의 ‘꽃을 드려요(가족 뮤지컬)’를 선택했다.

세 단체의 만남은 필연적이었다. 오페라21세기는 지난 4월 ‘두개의 시선’ 초연 후 앙코르 공연을 준비하려 했지만 여러 가지 주변 상황 때문에 추진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5월 창단 준비를 시작한 징검다리 역시 초반에 공연 성사를 기약할 수 없었다. 대구성시화운동본부도 창립 15주년 기념행사의 선정에 고심하던 중이었다. 이에 세 단체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작품을 함께 한 무대에 올리는 것에 뜻을 같이 하게 됐고 지난 5월부터 본격적으로 공연준비를 시작했다. 징검다리는 어린이용 뮤지컬이었던 꽃을 드려요를 가족 뮤지컬로 바꾸고 공연 시간도 40분으로 늘렸다. 오페라21세기는 1시간30분짜리 공연을 40분으로 압축한 하이라이트 공연으로 바꿨다.

이번 공연의 집행위원장인 장복광(라온 휠 합창단 대표회장·대구동신교회) 장로는 “대구를 거룩하게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기독교 예술·문화로 대구를 변화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며 “하나님의 인도로 때마침 두개의 시선과 꽃을 드려요를 알게 돼 함께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복음과 예수 그리스도를 이야기하는 신앙의 작품들=꽃을 드려요는 복음에 관한 이야기다. 천국으로 가는 역이 있는 어느 마을에 사탄의 조정을 받는 고양이 네로와 그의 부하들이 마을의 아름다운 빛과 웃음을 빼앗아가 마을 사람들은 힘든 삶을 살고 있다. 이때 하나님이 보낸 소녀가 마을 사람들에게 꽃(복음)을 나줘 준다. 마을 사람들은 처음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거부했지만 차츰 꽃을 받게 되면서 마을이 아름다운 꽃마을로 변한다. 바로 복음을 받아들인 기독교인들의 모습을 작품화 한 것이다.

두개의 시선은 베드로와 가롯유다의 다른 시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그리스도의 좌·우편에 있던 강도들의 다른 시선을 통해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예수를 바라봐야 하는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지를 일깨워 주는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전문 성악가들이 출현해 수준 높음 노래와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며, 조선주 어린이성악교실 학생들, 라온 휠 합창단 단원들, 대학생들, 음악 전공 교인 등 다양한 분야의 교인들이 함께 출연해 풍성한 공연을 만들 예정이다. 연주도 대구MBC 오케스트라가 맡을 예정이다. 총 공연 시간은 1시간30분 정도로 각 작품 당 40여분씩 공연한다.

두 작품의 총괄감독인 정광립(징검다리 단장) 목사는 “외국에서는 우리 공연처럼 두 공연을 묶어 함께 공연하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국내는 아직 생소하다”며 “하지만 두개의 시선에서 던지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 꽃을 드려요에 담겨 있는 등 두 작품의 내용이 아주 잘 접목돼 있다”고 말했다.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손희성(오페라21세기 단장) 목사도 “두 작품 모두 전문적으로 음악을 공부한 순수 한국 교인들이 만든 작품으로 다른 나라에서 공연이 가능할 만큼 수준 높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