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가까이 동네 주민들을 괴롭혀온 70대 ‘동네 조폭’이 말년에 ‘영어의 몸’ 신세가 됐다.
전과 31범의 이 노인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1996년 이후 18년 만에 다시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17일 전북 임실경찰서는 마을 주민들의 탄원서와 진술서를 근거로 오랜 기간 상습적으로 이웃들을 폭행하고 경찰관의 공무를 방해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법원도 주민들의 탄원서와 진술 등을 검토한 뒤 죄질이 중하다고 판단하고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전북 임실지역 한 마을 주민들의 경험담을 통해 드러난 박모(75)씨의 행각은 그야말로 ‘무법천지’ ‘안하무인’이었다.
박씨는 자신의 심사가 뒤틀리면 막무가내로 이웃들을 폭행했고 노름판에서 돈을 잃거나 술집에서 주인이 조금만 기분을 상하게 해도 주먹을 휘둘렀다.
폭력과 협박, 모욕, 업무방해 등 1966년부터 48년동안 교도소를 들락거린 박씨는 전과 31범이라는 ‘화려한’ 기록이 보여주듯 이 마을에서 폭군처럼 행세하며 무서울 것 없이 지내왔다.
지난 16일에도 박씨는 술을 마시다가 아무 이유 없이 주민 김모(59)씨와 오모(57)씨에게 시비를 걸고 행패를 부렸다.
박씨의 행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주민들은 경찰에 신고했지만, 박씨는 출동한 경찰의 가슴을 밀치는 등 공무방해도 서슴지 않고 안하무인의 행동을 보였다.
오직 주민들에게 시비 거는 것이 인생의 목적인양 동네를 주름잡던 박씨도 이날이 한계였다. 마을주민 35명이 박씨의 행패를 더는 못 참겠다며 탄원서를 들고 임실경찰서를 찾아왔기 때문이다.
경찰은 주민들의 사정을 공감하고 피해 주민 7명을 설득해 추가로 진술서를 받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로써 수십년 동네를 공포에 떨게했던 박씨의 길고 긴 일탈은 마침내 종지부를 찍게 됐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50년간 마을 주민들을… 70대 동네 조폭 결국 철창행
입력 2014-09-17 12:10 수정 2014-09-17 1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