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들의 성경, 레미제라블의 빅토르 위고 ‘1000프랑의 보상’이 온다

입력 2014-09-16 00:24
영화 레미제라블의 한 장면. 사진=국민일보DB

빅토르 위고 연극 '1000프랑의 보상' 10월 국내 초연

프랑스 툴루즈 국립극장 내한공연

'레미제라블'을 쓴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1802~1885)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연극 '1000프랑의 보상'이 프랑스 툴루즈 국립극장 오리지널 팀의 내한공연으로 내달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국내 초연된다.

'1000프랑의 보상'은 위고가 영국령 건지 섬에서 망명 중이던 1866년 집필한 작품이다. 오랫동안 희곡을 쓰지 않던 위고가 이 작품을 완성했다는 소식을 듣고 파리의 여러 극단이 상연을 요청했으나 위고는 정치적 신념을 이유로 거절했다.

'제가 이번 겨울에 쓴 이 희곡작품이 상연되려면 프랑스에서 자유를 보장해 주는 조건들이 충족돼야 합니다. 저를 비롯한 만인은 물론 그 누구에게도 허용되지 않은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상연을 연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략) 저는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자유가 돌아오는 날 제 희곡을 세상에 내놓겠습니다.'

파리의 한 극단 대표에게 이런 편지까지 썼을 정도로 위고는 '1000프랑의 보상'에 자신의 신념을 눌러 담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돈의 권력과 그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 속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이들의 웃음, 애환, 사랑을 통해 위고 특유의 휴머니즘과 풍자, 유머가 잘 드러난 작품으로 평가된다.

프랑스에서 가장 각광받는 연출자로 꼽히는 로랑 펠리가 연출했다. 툴루즈 국립극장 예술감독이기도 한 펠리는 흑백영화를 연상시키는 명암 대비, 무용에 가까운 배우들의 동선 등 다양한 표현 기법을 이용해 원작의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자신만의 현대적인 색깔로 재해석했다.

2005년 개관 이후 수준 높은 공연을 꾸준히 선보여 온 성남문화재단의 첫 해외 연극 초청작이다. 아직 국내에서 출간된 적이 없는 원작 희곡도 국내 공연에 맞춰 10월 중 책으로 나올 예정이다.

10월25~26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pul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