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칼럼]대구겸손한교회 이수원 목사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경건한 기다림"

입력 2014-09-16 11:29

사람의 인생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의지와는 다르게 고난과 역경이 찾아왔던 상황들을 본다. 그러나 고난과 역경들을 인내로 승리한 믿음의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놀랍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하다.

출애굽기 37장에 보면 성막 기구를 제작하는 브살렐 등 지혜로운 자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모두 하나님께 받은 지혜로 성막에서 사용되는 궤와 상, 등잔대, 제단을 만들었다. ‘그가 또 순금으로 등잔대를 만들되 그것을 쳐서 만들었으니 그 밑판과 줄기와 잔과 꽃받침과 꽃이 그것과 한 덩이로 되었고’(출애굽기 37장 17절) 한 달란트의 금이 지혜로운 자가 때린 망치에 얻어맞으며, 살구꽃 모양이 붙은 등잔대로 변화됐다. 지혜로운 자들은 하나님의 방법과 식양대로 등잔대를 제조하기 위해 망치질을 해야만 했다. 이렇게 망치에 맞아 등잔대로 변화된 금 덩어리는 비로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성물이 된다.

고난과 역경을 승리로 이끌었던 믿음의 선진들도 하나님께 쓰임받기 위해 수많은 망치질에 고통을 받았다. 그렇다! 어찌 보면 사람의 인생사에서 부유한자든 빈곤한자든, 큰 그릇이든 작은 그릇이든, 고난과 역경이 전혀 없는 인생이 어디에 있을까?

우리는 성경을 통해 욥의 인내를 배운다. 욥은 자신의 미천함과 무지한 죄인임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인내를 배웠다. 그래서 욥은 손으로 입을 가리게 됐고 티끌과 재 가운데서 회개를 하게 됐다. ‘욥이 여호와께 대답하여 가로되 나는 미천하오니 무엇이라 주께 대답하리이까 손으로 내 입을 가리울뿐이로소이다’(욥기 40장 3~4절)

인내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노하기를 더디게 하고 오래 참는 것을 말하는데, 특별히 인내는 겸손, 관용, 견딤 등 다양한 단어들로 표현된다. 그리고 인내는 하나님의 신실하신 성품과 관련이 있으며, 성령께서 주시는 성숙함의 열매이기도 하다. 인내가 세상이나 사람에 대하여는 주로 ‘참다, 견디다’의 의미를 가지지만, 하나님을 대상으로 할 때는 주로 ‘기다림’의 의미를 지닌다. 그런 의미에서 욥은 하나님께 경건한 ‘기다림’의 인내를 보여줬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요셉의 인내를 통해서 승리를 노래하고 희망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참 많이 있다. 사실 요셉은 잘못한 것이 없었지만 어린나이에 애굽 나라에서 종의 신분으로 살면서 고난을 만났다. 그러나 어린 요셉은 수많은 자포자기 상황에서도 경건한 여호와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고 배웠다. 요셉이 형들에게 자신의 신원을 밝히며, 고백한 말은 우리의 의문점을 해소시키기고 남는다.

‘하나님이 큰 구원으로 당신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당신들의 후손을 세상에 두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서 보내셨나니 그런즉 나를 이리로 보낸 자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하나님이 나로 바로의 아비를 삼으시며 그 온 집의 주를 삼으시며 애굽 온 땅의 치리자를 삼으셨나이다’(창세기 45장 7~8절) 그러고 보면, 요셉도 경건한 ‘기다림’을 통해서 고난과 역경을 승리로 이끌었던 사람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윗은 장인 사울왕의 핍박에서 벗어나고자 10년간 도피생활을 했다. 그러나 본의 아니게 적국 블레셋에서 생명을 연명하면서도 그의 삶과 그의 도피기간은 하나님을 향한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내가 여호와를 기다리고 기다렸더니 귀를 기울이사 나의 부르짖음을 들으셨도다 나를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서 끌어 올리시고 내 발을 반석 위에 두사 내 걸음을 견고케 하셨도다’(시편 40편 1~2절) 욥, 요셉, 다윗에게 찾아온 고난과 역경들은 하나님을 향한 ‘기다림’으로 모두 이겨내었음을 알 수 있다. 금 한달란트가 지혜자의 망치에 흠씬 두들겨 맞는 그 순간은 고통스럽고 괴로운 과정이었지만 결국 등잔대로 변화됐듯 믿음의 사람들 또한, 고난과 역경을 통해 ‘기다림’을 배우고 신앙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인생사는 모두 ‘기다림’을 통한 하나님의 도우심이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들에게 고난과 역경은 과연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우리는 나의 인생의 주관자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경건한 ‘기다림’의 기간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지혜로운 자의 망치로 얻어맞는 현재 상황들을 잘 이해하고, 주님의 ‘예비하심’에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그럴 때 진정 우리는 하나님의 ‘예비하심’에 감사하며 경건한 ‘기다림’을 배우는 믿음의 사람들로 변화된다.

야고보 선생은 모든 사람들에게 여호와 하나님을 향한 욥의 경건한 ‘기다림’을 권면하고 있다. ‘보라 인내하는 자를 우리가 복되다 하나니 너희가 욥의 인내를 들었고 주께서 주신 결말을 보았거니와 주는 가장 자비하시고 긍휼히 여기는 자시니라’(야고보서 5장 11절)

그렇다, 이제는 우리에게 고난과 역경이 찾아오면 더욱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기다림’의 시간을 갖자.



겸손한교회 이수원(사진) 목사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