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 김윤배 총장 "교수 잘라라" 막말 물의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지정된 이후 학교 구성원들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청주대 김윤배 총장이 교수와 학생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청주대 교수회 등이 15일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총장은 지난달 열린 학교 구성원 회의에서 "(평가 지표에서) 구멍난 과는 폐과시키고, 정원은 조정하고 교수는 잘라버려라"라고 말했다.
이 회의는 일부 보직교수와 팀장급 교직원, 노조구성원 등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이어 "구멍 난 과는 학생들도 잘라버리고 학점도 주지 말아라"는 취지의 말을 이어가면서 "이 같은 조치를 하지 않고 구멍난 것을 채우려고만 하니까…OOOO하고 자빠진 것 아니에요"라고 발언했다.
김 총장은 또 회의 참석자들에게 "벌써 몇 년 전부터 얘기를 했는데, (내) 목소리 커지게 자꾸만 '모르겠습니다' '몰랐습니다'…ooo들이 소귀에 경읽기냐 이거야"라며 무안을 주기도 했다.
학교와 단과대 앞에 편입학원 홍보 전단지가 쌓여있는 것과 관련 "(팸플릿도) 안 치우는 OO들(교수 지칭)한테 왜 학생들 몰아내줘야(보내야) 하고, 월급을 줘야 하느냐"며 "괘씸해서라도 내보내고 잘라야 돼. 정원도 어차피 줄여야 하는데 그런 과부터 줄여서 교수들부터 잘라야 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총장의 '막말'이 뒤늦게 알려지자 청주대 교수회는 "대학 총장이 교수들에게 입으로 담을 수도 없는 욕설을 반복해서 할 수가 있느냐"며 "교수들이 당한 모욕은 반드시 정의의 심판으로 김 총장 자신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청주대학교지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연임을 거듭하면서 김 총장의 말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며 "신입 직원뿐 아니라 나이 지긋한 교수 앞에서도 거칠고, 음란한 발언도 여과없이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며 "김 총장은 스스로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퇴진을 거듭 촉구했다.
청주대 교수회·총학생회·총동문회·노동조합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청주대 재단이사회에 김 총장의 4차례 연임시킨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비대위는 공개 질의서에서 "재단 이사진은 이번 사태에 책임지고 전원 사퇴하라"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배임이나 직무유기 혐의로 이사진 전원을 고발하고 퇴진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 황정현 기자 swe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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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학과 교수·학생 잘라”… 총장이 이 모양이니
입력 2014-09-16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