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학력 인플레이션으로 입시 경쟁이 과열된 중국에서 한 지방도시가 명문대 입학을 조건으로 집과 거액의 장학금을 내걸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신화망(新華網)에 따르면 마카오 인핑(恩平) 향우회는 최근 고향인 광둥(廣東)성 인핑시를 위해 최근 총 3천만 위안(약 50억원) 규모의 장학기금을 마련했다.
내년과 2016년에 인핑시 호적의 학생이 중국 최고 명문대인 베이징대나 칭화대에 합격하면 이 기금으로 집 한 채와 100만위안(1억 6천500만 원)의 상금을 준다는 것이다.
인핑시 정부도 이런 움직임과 보조를 맞춰 연간 500만위안(8억 원)의 특별예산을 세워 베이징대와 칭화대 합격자에 상금으로 주기로 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지방의 현(縣)급 소도시인 인핑시는 돌연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됐다.
인핑시는 교육 환경이 열악해 우수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면서 최근 5년 사이에 베이징대, 칭화대 합격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고 신화망은 전했다.
이에 따라 성공한 지역 출신 기업가들이 고향을 위해 거액을 내놨고 지방정부도 여기에 호응해 파격적인 장학금을 내걸어 학생들을 독려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 전문가들은 이런 장학제도가 자극적인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며 비판하고 있다.
한 교육 전문가는 "베이징대, 칭화대 합격자수로 각 지역의 교육수준을 평가하는 사회의 시각이 잘못됐다"면서 "이런 장학제도는 우수학생에게만 교육자원이 집중돼 심각한 교육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명문대 합격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지역 교육의 전반적인 질을 높이는 데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
21세기교육연구원 슝빙치(熊丙奇) 부원장은 "장학기금을 우수교사 유치나 일선 교사들을 장려하는 데 사용해 지역의 교학 환경을 전반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선양=연합뉴스) 신민재 특파원 smj@yna.co.kr(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명문대 붙으면 집·거액 준다”…中지방도시 우수학생 유치 공약 논란
입력 2014-09-16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