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 생각보다 음식알레르기 관련성 낮다”

입력 2014-09-15 11:25

많은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음식으로 인해 아토피피부염이 악화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피부과 박천욱(사진) 교수는 15일 “일반적으로 외국인 아토피 피부암 환자들의 경우 소아의 10~20%, 성인의 1~3% 정도가 음식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연구결과 한국인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박 교수팀은 아토피피부염과 음식 알레르기와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2010년 12월부터 2012년 4월까지 18~56세 성인아토피 피부염 환자 126명을 대상으로 음식 알레르기에 대한 과거력을 조사하고, 음식 알레르겐에 대한 혈액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음식에 의해 아토피피부염이 심해진 것 같다고 대답한 환자는 33명(26.2%)에 다랬으나 실제 혈액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경우는 20명(15.9%)에 불과했고, 그나마 경구 음식유발검사(open oral food challenge) 결과에선 단 1명만 돼지고기에 양성 반응을 보였을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음식이 아토피피부염을 악화시킨다고 생각하는 비율과 실제 음식 과민반응이 나타난 경우는 큰 차이를 보여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음식과 관련된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경우 음식과 관련성이 매우 낮고, 음식이 아토피피부염에 관여하는지 여부는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의 상담과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음식 과민반응을 확인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본인의 경험이다. 실제 음식을 먹은 뒤 아토피피부염이 악화된 경험이 있는 것은 음식 과민반응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우연의 일치로 아토피피부염이 심해진 것을 음식 탓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로 인해 환자들이 엉뚱한 음식을 원인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병원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특정 음식 알레르기에 대한 반응검사가 있다. 음식 항원을 직접 바늘을 통해 피부 내로 찔러보거나, 혈액 검사로 특정 음식에 대한 항체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을 통해 음식 알레르기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경우에도 실제로 음식에 대한 반응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반대로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더라도 음식을 먹었을 때 아토피피부염이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 이는 실제 음식물은 소화 과정을 거치므로 그 과정에서 다양한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결과는 유럽면역피부과학회지 ‘클리니컬 익스페리멘털 더마톨로지(CED)’에 게재될 예정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