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류 중 ‘착한’ 당류인 천연 당의 건강 유익 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우유를 통해 얻은 당, 즉 유당(乳糖)을 많이 섭취하면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남성은 23%까지, 여성은 44%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 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팀이 경기 안산ㆍ안성 지역의 39∼70세 주민 1만38명을 2001∼2002년부터 4년간 추적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당류는 천연당과 첨가당으로 구성된다. 천연당은 우유ㆍ과일 등 천연식품에 든 당, 첨가당은 빵ㆍ아이스크림ㆍ과자ㆍ초콜릿ㆍ탄산음료 등에 단맛을 내기 위해 일부러 넣은 당을 가리킨다. 또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이란 허리둘레(남성 90㎝, 여성 85㎝ 이상)ㆍ공복 혈당(100㎎/㎗ 이상)ㆍ혈중 중성지방(150㎎/㎗ 이상)ㆍ혈중 HDL 콜레스테롤(남성 40㎎/㎗ 이하, 여성 50㎎/㎗ 이하)ㆍ혈압(130/85㎜Hg 이상) 등 5대 건강 위험요인 가운데 셋 이상이 몸에 나타난 경우를 말한다.
강 교수는 또 경기 과천에서 초등학교 4학년생 800여명을 2008년부터 4년간 추적 조사하는 연구도 진행했는데, 그 결과 과일에서 얻은 당, 즉 과당(果糖)을 많이 먹을수록 아이들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더 좋았다고 주장했다
과당을 하루 13.9g(대략 사과 반쪽에 든 과당의 양)이상 섭취한 어린이의 평균 체질량지수는 17.3으로 과당을 거의 먹지 않은 아이들 17.9에 비해 평균 0.6 낮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과당을 하루 13.9g 이상 섭취한 어린이는 허리둘레가 평균 1.3㎝ 가늘었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 6.7㎎/㎗ 낮게 측정됐다.
강 교수는 이에 대해 “당류를 많이 섭취할수록 비만과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 학계의 통념”이라며 “과일(과당)을 많이 먹으면 하루 섭취 열량이 추가되는 데도 아이들의 체중ㆍ허리둘레가 감소한 것은 아이들이 과일로 배를 채우고,고열량 간식이나 패스트푸드ㆍ탄산음료 등을 덜 먹은 덕분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 학술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유당·과당 많이 섭취하면… “대사증후군 위험 최대 44%까지 낮춘다”
입력 2014-09-15 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