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서 ‘행패범’이 공무원?… 부산 ‘주폭’과의 전쟁

입력 2014-09-15 09:48
사진= 영화 조폭마누라2의 한 장면, 국민일보DB

관공서 찾아가 행패, 상습 폭력, 영세상인들 협박해 금품 갈취…

부산지역에서 크고 작은 난동을 부린 ‘주폭’범들이 잇따라 검거됐다. 이들 중에는 구청 공무원과 경찰서를 안방 드나들 듯 한 전과 35범의 ‘전문’ 폭력배도 있어 충격을 주고있다.

15일 부산 중부경찰서는 전날 오전 11시 50분쯤 술에 취한 채 경찰서 민원실을 찾아가 온갖 욕설 등 20분간 난동을 부린 이모(42)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모씨는 부산시내 모 구청에서 근무하는 9급 공무원으로 드러났다.

또 부산 기장경찰서는 동사무소에 상습적으로 전화를 걸어 욕을 하고 길 가던 주민 이모(73·여)씨를 이유없이 위협한 혐의로 김모(4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동네 주민들은 전과 35범인 김씨가 행패를 부려도 보복이 두려워 그동안 신고하지 못한 것으로 전했다.

부산 사하경찰서도 이날 몸에 문신을 새기고 폭력배 흉내를 내며 동네 주민을 괴롭힌 혐의로 김모(21)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4명을 불구속 입건했는데, 이들은 지난 1일 오후 9시쯤 평소 알고 지내던 이모(19)씨를 울산의 한 모텔로 끌고 가 집단 폭행한 후 340만원 상당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영세 상인들을 괴롭힌 동네 폭력배도 잇달아 붙잡혔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지난달 23일 오전 1시께 부산 동래구 온천동의 한 분식집에서 주인 김모(62·여)를 흉기로 위협하며 영업을 방해한 혐의로 장모(4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5차례에 걸쳐 부산 동래구 사직동의 술집을 돌며 무전취식하고 행패를 부린 혐의로 허모(4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여성 혼자 영업을 하는 술집에 들어가 호객행위를 신고하겠다고 위협해 86만원의 술값을 내지 않은 혐의로 양모(31)씨 등 2명을 검거했고,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지난달 26일 오전 2시께 부산진구 부전로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신 후 업주에게 문신을 보여주며 위협해 술값 26만원을 내지 않은 혐의로 김모(38)씨를 입건했다.

한편, 경찰은 영세 상인과 주민을 상대로 소액을 빼앗거나 상습적으로 행패를 부리는 이른바 ‘동네 주폭’에 대해 당분간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